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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per Science
누리온 슈퍼컴퓨터로 밝힌 고성능 LiCoPO₄ 양극재 합성 원리
요약 배터리 소재 설계의 새로운 방법론 제시: KAIST 서동화 교수팀이 슈퍼컴퓨터를 활용해 배터리 소재가 어떻게 성장하는지를 원자 수준에서 예측하고, 실제 실험으로 이를 검증하는 데 성공. 아직 상용화까지는 시간이 필요하지만, 계산으로 소재 특성을 미리 예측하여 원하는 성능의 배터리를 설계할 수 있는 길을 열었음. Advanced Energy Materials (2025) 게재. 서동화 KAIST 신소재공학과 교수는 배터리 연구자다. 서 교수는 2025년 8월 12일 KISTI(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와 만나 “계산과학으로 배터리 소재를 연구하고 있다. 배터리 소재의 특성을 연구하기 위해 사용하는 방법론이, KISTI 슈퍼컴퓨터를 이용한 DFT(Density Functional Theory, 밀도범함수이론) 계산이다. 원하는 특성을 갖는 소재가 있으면 그 소재를 실제로 합성하고, 계산으로 예측한 결과와 실험 결과가 들어맞는지를 본다”고 말했다. 서 교수는 “계산과 실험과 AI기반으로 소재 연구를 하고 있다”고 강조하며 “계산의 장점은 원자 수준에서 소재를 이해하고 빠르게 예측을 하는 거다. 이를 검증하기 위해 연구실에서 직접 물질 합성까지 한다. 계산과 실험을 병행함으로 시너지 있는 연구가 가능하다”라고 말했다. 서 교수 연구실이 있는 KAIST 응용공학동(W1-1)은 KISTI 바로 옆이다. KISTI에서 지척에 있는 건물이다. 그곳 2층 회의실로 찾아간 건, 그가 지난해 12월 23일 에너지 분야 학술지(Advanced Energy Materials)에 보고한 논문 내용에 관해 묻기 위해서다. 영어로 된 논문 제목에는 ‘리튬 이온’ ‘리튬코발트인산염’(LiCoPO₄)와 같은 단어가 들어가 있다.(*영어 제목은 Attaining Full Li-Ion Storage Capacity in Nearly Defect-free and Preferential Orientation Grown LiCoPO₄ Via ab initio Solvothermal Crystallization Control). 논문의 제1저자는 박상욱 학생(KAIST 대학원 박사과정)과 캐나다 맥길 대학교 우무현 박사이고, 교신저자는 서동화 교수 외에 한 사람 더 있다. 캐나다 맥길 대학교 연구자다. 무슨 사연이 있을까 궁금하다. 2019년 노벨화학상 배터리라는 연구 분야는 넓다. 배터리는 핸드폰에도 들어가고 전기차에도 들어간다. 전기차에 들어가는 배터리는 핸드폰에 비해 5000 배 이상 들어간다. 서동화 교수는 “5000 배 들어가는데 너무 비싸면 안 되고, 또 터져서 위험하면 안 된다. 이런 조건을 만족하는 배터리를 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배터리 내부에는 전해액이 있고, 음극과 양극이 있다. 서 교수는 “2019년 노벨화학상을 받은 분들이 개발한 소재(리튬이온 배터리)는 1991년에 상용화됐고, 지금도 그와 거의 유사한 소재들을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벨상 수상자 세 사람(존 구디너프, 스탠리 휘팅엄, 요시노 아키라)이 개발한 소재는 리튬코발트산화물(LiCoO₂)과 같은 층상계 산화물(리튬과 코발트 층이 규칙적으로 쌓여 있는 게 층상 구조)이고 이를 양극재로 쓴다. 음극에는 흑연을 사용한다. 서 교수는 “기존 상용 소재의 성능이 매우 좋다. 그렇다 보니, 그 이후 사람들은 더 나은 성능의 신소재를 개발하기 보다는, 배터리 셀을 최적화하여 에너지 밀도를 늘리는 작업들을 해왔다”고 말했다. 핸드폰 배터리의 경우, 10년 전에는 몇 시간 못 버텼으나, 지금은 사용시간이 길어졌다. 전기차도 한번 배터리를 충전하고 운행할 수 있는 거리가 300km에서 500km 이상으로 늘어났다. 서 교수는 “배터리 무게 대비 에너지를 많이 저장할 수 있게 되어 가능해 진 일”이라고 설명했다. 서 교수는 “하지만 최적화의 한계에 도달하여 소재에 발전이 없으면 에너지를 더 저장할 수 없다. 에너지 밀도를 높일 수 없다. 다른 소재를 찾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기존의 배터리 소재 상용화된 배터리 양극 소재가 여러 가지 있다. 서동화 교수에 따르면 NCM, LFP가 상용화됐고, 상용화 될 가능성이 있는 차세대 양극재 중 하나는 LCP다. NCM은 Ni(니켈) Co(코발트) Mn(망가니즈, 전에는 망간이라고 했다)로 만들어진다. 처음에는 코발트로 시작했고, 코발트 대신에 니켈을 넣었고, 또 망가니즈를 넣어서 성능을 개선했다. 서 교수는 “Ni, Co, Mn 세 가지를 섞어 만든 NCM 양극재는 한국이 잘하고 있다. 성능이 뛰어나다. 고가인 건 단점이다”라며 “그런데 중국에서는 철(Fe)이 들어가는 양극재인 LFP(리튬인산철)를 잘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철은 흔한 소재이니 저렴하게 배터리를 만들 수 있고, 또 안전하게 만들 수 있다. 지금 테슬라 자동차의 일부 모델에 이 배터리가 들어가며, 이 자동차는 먼 거리를 갈 수는 없지만 가격이 싸고 안전한 장점을 갖고 있다. 한국은 가격이 비싼 NCM을 내세워 프리미엄 자동차 배터리 전략으로 갔고, 중국은 저렴한 LFP로 갔다. 둘은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의 헤게모니 싸움을 벌였다. 중국 업체들이 현재로서는 헤게모니 싸움에서 우세를 점한 형세다. 한국업체도 현재는 LFP도 하려고 한다. LCP 양극재 배터리 연구자들은 LFP에서 ‘Fe’ 대신 ‘Co’(코발트)에서 집어넣은 LCP를 개발하고 있다. LCP는 4.8 V라는 높은 전압에서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다. LFP는 3.4 V이니, LCP가 1 V 이상 높다. 서 교수는 “전압이 높은 만큼 LCP는 LFP에 비해 같은 배터리 무게에서 에너지를 30% 이상 더 저장할 수 있다. 전기자동차가 더 멀리 갈 수 있다”고 말했다. 가정이나 사무실에 들어오는 전기는 220 V이다. 전기차에 들어가는 배터리는 3.4 V 혹은 4.8 V라니, 내가 보기에 매우 낮아 보인다. 이에 대해 서 교수는 “배터리들을 직렬로 연결하면, 전기차 배터리는 700 V이다”라고 말했다. LFP는 전압이 3.4 V이고, LCP는 그보다 30%가 높게 나오니, LCP 양극재를 쓰면 에너지 저장량이 그만큼 높아진다. 서 교수는 “먼 거리를 갈 수도 있고, 똑같은 거리를 가는 걸 목표로 한다면 배터리를 적게 넣어 가격을 낮출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요즘 전기차에 들어가는 배터리 용량은 80 kWh 정도이다. 킬로와트시 당 전기차가 6~7km를 가는데, 80 kWh이면 500 km 안팎의 거리를 운행할 수 있다. 서 교수에 따르면, 전기차에 들어가는 배터리 가격이 1500만-2000만 원이다. 배터리 성능을 좋게 하면 배터리를 적게 쓸 수 있고, 이 경우에 몇 백 만원 절약이 가능하다. 이런 배경이 있기에 서 교수와 같은 연구자들은 고전압 양극재를 개발하려고 한다. 서 교수는 “이런 게 차세대 소재이기 때문에 당장 상용화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이런 기술들이 계속 쌓여가야 한다”라고 말했다. 전고체 배터리 고전압 양극재만 만들면 충분한 게 아니다. 서동화 교수는 “액체 전해질은 고전압 충전 시 분해된다. 유기물이라서 전압이 올라가면 분해가 일어나 배터리 성능이 급격히 저하된다”라고 말했다. 전해질은 음극재와 양극재에서 나온 리튬 이온이 이동할 수 있는 매질이다. 4.3 V 아래에서는 괜찮으나, 전압이 더 올라가면 문제가 생긴다. 그러니 LCP 양극재와 같이 4.8 V에서 충방전이 일어나는 소재에서는 액체 전해질 기반 리튬이온 배터리를 만들기 쉽지 않다. 전고체 배터리는 이런 배경에서 필요하다. 특정 고체 전해질을 사용하면 5 V 고전압까지도 성능 열화 없이 충방전이 가능하다. 고온에 노출이 되어도 상대적으로 안전하다. 양극재로 NCM을 사용한 전고체 배터리를 개발 중이나, 앞으로 선택의 폭은 넓어질 전망이다. LCP와 같은 더 높은 전압으로 에너지를 충전할 수 있는 양극재를 쓰면 좋기 때문이다. 서 교수는 “그래서 LCP 양극재 연구가 지금 필요하다”면서 “이번 연구에서는 기존에 도달하기 어려웠던 LCP 양극재의 이론적인 용량(~167 mAh/g)에 근접한 성능(~163 mAh/g)를 보고한 데 큰 의미가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결정 성장 방향을 정밀하게 제어하는 합성법에 주목했는데, 그 이유는 결정이 자라는 방향이 리튬 이온의 이동 경로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으며, 이를 조절하는 것이 성능 향상의 핵심 열쇠이기 때문이다. 신규 합성법은 기존 방법과 달리 리튬 이온이 빠르게 이동할 수 있는 경로로의 결정 성장을 억제함으로써, 더욱 원활한 리튬 확산을 가능하게 했다”라고 말했다. [그림 1. LCP 양극재의 이론 용량은 167mAh/g이다. 이번 연구에서 이에 매우 근접한 163mAh/g의 고용량과, 한 개의 셀(cell) 기준으로는 151.6mAh/g에 이르는 빠른 충전과 방전을 구현해 냈다.(Figure adapted from Adv. Energy Mater. 2025, 15, 2404404, published under a Creative Commons Attribution-Non Commercial License (CC BY-NC).)] “10년 내 전고체 배터리로 완전한 대체는 힘들다” 서동화 교수에 따르면, 삼성SDI는 NCM 양극재와 황화물계 고체전해질 기반 전고체 배터리를 2027년까지, LG에너지솔루션은 2028년까지 상용화하겠다고 각각 발표했다. 그러나 서 교수는 “전고체 배터리가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를 완전히 대체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며 “기업들은 기술 선도 이미지를 보여주기 위해 전고체 배터리를 소량 생산하는 데 당분간 집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 교수는 이어 “리튬이온 배터리는 상용화된 지 35년이 지났다. 처음에는 AA 건전지 같은 소형 배터리로 시작해 점차 크기를 키워 전기차에 적용했다. 그런데 지금은 전고체 배터리를 곧바로 전기차에 탑재하겠다고 한다”며 “기술 성숙도가 충분치 않아 시간이 더 필요하다. 시간이 지나야 가격이 내려가고 대량 생산도 가능해진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상용화가 가능하겠지만 전기자동차용 리튬이온전지를 완전 대체하기는 쉽지 않다. 아마도 프리미엄 전기차에 우선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덧붙였다. LCP 양극재 연구 서동화 교수의 이번 논문은 배터리에 쓰이는 LCP 양극재를 다룬 연구다. 양극은 알루미늄 집전체 위에 양극재, 바인더(binder), 도전재가 섞인 합재가 코팅된 구조다. (*도전재는 2차전지에서 전기 전도도를 향상시키는 소재이고, 바인더는 도전재와 활물질이 ‘집전체’에 잘 붙도록 한다). 연구의 출발점은 리튬 이온(Li+)을 양극재 내부에서 어떻게 더 빨리 빠져나오게 할 것인가였다. 이는 곧 양극재 성능을 높이는 핵심 과제이기도 하다. 서 교수는 “숲이나 갈대밭은 지나가려면 저항이 크듯, 고체로 된 양극재도 리튬 이온 이동에 같은 문제를 갖고 있다”고 비유했다. 실제로 양극재는 원자들이 층층이 쌓인 고체 결정 구조로, 리튬 이온은 그 안에서 ‘산소 터널’을 따라 밖으로 이동한다. LCP(LiCoPO₄)의 화학식에서도 알 수 있듯 산소(O) 원자 수가 가장 많다. 리튬 이온은 산소들이 이루는 1차원 터널 공간을 통과해 빠져나오기 때문에, 그 이동 거리를 얼마나 짧게 설계하느냐가 성능 향상의 관건이 다. 그는 이어 “층상 구조의 NCM이나 LCO 같은 소재는 리튬 이온이 이동할 수 있는 통로가 2차원적으로 배열되어 있어, 한쪽이 막히더라도 다른 길로 빠져나갈 수 있다. 그러나 LCP나 LFP 같은 소재는 1차원 통로가 막히면 더 이상 빠져나갈 수 없다. 이것이 이 소재의 본질적 한계”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그렇다면 리튬 이온을 어떻게 하면 잘 빼낼 수 있을까? 결정 내 통로를 더 짧게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점에서 연구가 출발했다”고 덧붙였다. 양극재 성장시키기 양극재 합성 시 초기에 미세한 핵(nucleus)이 생기고 이후 확산과 성장을 거치며 소결 과정으로 입자가 커진다. 서 교수팀은 LCP 입자가 구형(3차원) 대신 2차원 형상으로 성장하는 전략을 구상했다. 구형으로 자라면 리튬 이온의 확산 경로가 길어지기 때문에, 이동 경로와 수직인 결정 방향으로 2차원적인 성장을 유도해 이동 경로를 단축하려 했다. LCP와 같은 양극재는 보통 유기 용매나 물 기반 용매를 사용해 고온·고압 조건에서 합성한다. 이 과정에서 용매 분자가 결정 표면에 어떻게 흡착되느냐에 따라 각 면의 표면에너지가 달라지고, 안정한 면이 더 많이 노출되는 방향으로 결정이 성장한다. 따라서 합성된 LCP의 최종 결정 형상은 이런 분자-표면 상호작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DFT 계산 문제는 이 과정이 원자 스케일에서 일어나기 때문에, 실험으로 직접 관찰하거나 정량화하기 어렵다는 거다. 서 교수팀은 이를 규명하기 위해 슈퍼컴퓨터 기반 계산 시뮬레이션을 활용했다. 전자 구조 계산을 바탕으로 원자 움직임을 모사하는 양자역학 시뮬레이션 기법(AIMD, Ab initio molecular dynamics)과, DFT 계산을 통해 EG(에틸렌글라이콜)과 물 분자가 LCP의 각 결정면에 흡착했을 때 표면에너지가 어떻게 변하는지를 비교 분석했다. 서 교수는 “이때 계산이라고 하면, 결정 구조에 분자를 특정 표면에 붙였다 뗐다 할 때의 에너지 크기를 구하는 거다. 어떤 용매 분자가 잘 붙는지 예측할 수 있고, 그 방식을 슈퍼컴퓨터로 시뮬레이션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가 푸는 건 양자역학식이다. 개인용 PC로는 풀 수 없는 계산이기에 KISTI 슈퍼컴퓨터를 활용했다”라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이렇게 얻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표면 에너지에 따라 결정의 평형 형상을 예측하는 방법(Wulff construction 기법)을 적용했다. 그 결과, 에틸렌 글라이콜 분자가 특정 결정 방향(c축)을 선호적으로 성장시킨다는 점을 정량적으로 확인했다. 이는 곧 리튬 이동에 유리한 결정 방향성을 유도할 수 있다는 의미였다. 두 가지 분자 용매 실험에 사용된 용매는 물(H₂O)과 에틸렌글라이콜 두 가지다. 두 용매 모두 합성에서 흔히 쓰이는 물질이지만, 결과는 달랐다. 물 용매를 사용했을 때는 입자가 비교적 둥글게 성장해 정육면체에 가까운 형상을 보였다. 반면 에틸렌글라이콜을 사용하면 특정 방향으로 길게 자라나는 이방성(anisotropic) 성장이 일어났고, 이를 통해 판상 구조의 LCP를 얻을 수 있었다. 판상 구조는 리튬 이온이 빠져나오는 거리를 단축시켜 성능 향상에 유리하다. 서 교수는 “에틸렌글라이콜이 물보다 특정 LCP 표면에 더 잘 붙어, 그 표면이 안정화되면서 이방성 성장이 일어나는 것을 원자 수준에서 예측해냈다. 이후 실제 합성 실험을 통해 계산 예측과 동일하게 판상 구조가 형성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원자라는 것은 눈에 보이지 않을 만큼 작은 입자인데, 지금까지는 그 수준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알기 어려웠다. 그런데 계산으로 이런 현상을 예측할 수 있었고, 실제 실험에서도 계산과 같은 결과가 나왔다는 점이 의미가 크다”라고 덧붙였다. [그림 2. a 그림은 최적화된 LCP의 다양한 면, 즉 (100), (010), (001)에서 흡착 전 상태의 최외곽 3개 원자층 구조를 보여준다.b 그림은 단분자(H₂O, EG)가 흡착된 뒤 AIMD·DFT 계산으로 얻은 표면에너지 값을 나타낸다.c 그림은 H₂O와 EG 분자가 특정 LCP 표면에 흡착했을 때의 Wulff 벡터 길이를 비교한 것으로, Wulff 벡터 길이는 결정면의 표면에너지 크기에 비례한다.d 그림은 합성 시 사용된 용매에 따라 달라진 LCP의 형상을 보여준다. 연구팀은 특정 면의 표면에너지를 낮춰 해당 면이 노출되도록 유도함으로써 이방성 성장을 구현했다. 그림에서 보듯, 물은 결정을 정육면체에 가깝게 성장시킨 반면, 에틸렌글라이콜은 특정 방향으로 성장시키는 특징을 나타냈다. 결과적으로 에틸렌글라이콜이 연구팀이 의도한 성장 방향을 더 효과적으로 구현했다.(Figure adapted from Adv. Energy Mater. 2025, 15, 2404404, published under a Creative Commons Attribution-Non Commercial License (CC BY-NC).)] 맥길대학교 연구자와 왜 공동 연구? 이번 논문의 다른 교신저자는 캐나다 맥길대학교의 조지 데모풀로스(George P. Demopoulos) 교수다. 그와 공동 연구를 하게 된 계기는 공동1저자 중 한 명인 박상욱 박사과정 학생의 맥길대학교 연수였다. 맥길대학교 이진혁 교수에게 배우러 갔다. 이진혁 교수는 서동화 교수가 연결시켜줬다. 이진혁 교수는 서동화 교수 친구다. 두 사람은 미국 보스턴의 MIT(매사추세츠 공과대학교)에서 박사후과정일 때(2013-2015년, 지도 교수 Gerbrand Ceder, 배터리 재료과학자) 같이 있었다. MIT 이후 서동화 교수는 MIT지도교수를 따라 캘리포니아 대학교 버클리 캠퍼스(2016-2017년)로 가서 연구했고, 이후 삼성리서치아메리카(매사추세츠 벌링턴 소재)를 거쳐 2019년 울산과학기술원(UNIST) 교수가 되어 귀국했다. 서 교수가 박상욱 학생을 보낸 건 울산에서였다. 박상욱 학생이 몬트리얼에 가서 우무현 박사 과정 학생을 알게 됐다. 우무현 씨는 이진혁 교수 랩이 아니라, 다른 연구자의 랩 소속이었다. 다른 연구자가 이번 논문의 공동 교신저자인 데모풀로스 교수다. 연구는 역할 분담 속에서 시너지를 냈다. 박상욱 학생은 계산 시뮬레이션을 맡고, 우무현 학생은 실험으로 이를 증명했다. 경우에 따라서는 실험에서 얻은 데이터를 다시 계산으로 설명하거나, 계산으로 예측한 결과를 실험으로 확인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서 교수는 “시뮬레이션만 하면 탁상공론이 되기 쉽다. 하지만 실험과 결합하면 서로의 결과를 교차 검증하면서 연구가 훨씬 강해진다”고 설명했다. 또 하나 주목할 점은 연구 동기였다. 교수가 지시하면 억지로 하게 되는 일일 수 있다. 그게 아니라, 학생들끼리 ‘이거 재밌으니 같이 해보자’는 식으로 연구가 시작했기 때문에 몰입도가 훨씬 높았다. 연구가 진행되는 동안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더 열심히 했고, 서로의 아이디어를 빠르게 실험과 계산으로 주고받으며 성과를 만들었다. 서 교수는 울산에서 원격으로 연구 지도를 이어갔다. 계산 방향을 어떻게 설정할지, 어떤 방법이 더 효과적일지 조언하며 학생들의 협업을 뒷받침했다. 박상욱 학생은 캐나다에서 KISTI 슈퍼컴퓨터에 원격으로 접속하여 계산을 수행하였고 결국 박상욱 학생의 계산과 우무현 학생의 실험이 맞물리며, 실험적 타당성과 계산적 설명을 동시에 확보한 연구가 완성될 수 있었다. 이번 연구의 의미 서동화 교수는 이번 연구 성과를 이렇게 정리했다. “리튬 이온을 양극재에서 어떻게 더 쉽게 빼낼 수 있을지, 그리고 그런 소재를 어떻게 합성할 수 있을지를 연구했다. 양극재를 원하는 방향으로 성장시키는 메커니즘을 규명했고, 거기에 적합한 용매가 무엇인지 처음으로 밝혀낸 점에 의미가 있다.” 다른 배터리 소재 연구자들은 어떤 접근을 하고 있을까? 서 교수에 따르면 다양하다. 양극재 입자 자체를 작게 만든다거나, 리튬 이온이 이동하는 통로 길이를 줄이는 접근도 있다. 다만 입자를 지나치게 작게 만들면 리튬은 잘 빠져나오나, 동시에 원치 않는 부반응이 많아지는 한계가 있다. 서 교수는 이번 연구의 차별성을 이렇게 강조했다. “전극 표면에서 일어나는 현상, 특히 용매 분자가 붙는 과정은 지금까지 연구가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다. 물 분자(H₂O)처럼 단순한 구조뿐 아니라, 3차원으로 복잡한 분자에 대한 탐구가 앞으로 더 필요하다.” 박사과정 때부터 KISTI슈퍼컴 이용 서동화 교수는 KAIST 신소재공학과 박사과정(2009년, 지도교수 강기석) 시절부터 KISTI 슈퍼컴퓨터를 사용해왔다. 그는 당시 LFP(리튬 인산철) 양극 소재를 연구하며 계산과학을 본격적으로 활용했으며, 사용한 장비는 4호기 ‘타키온’이었다. 서 교수는 “타키온부터 사용하기 시작했고, 꽤 헤비유저였다”며 웃음을 지었다. 현재는 5호기 ‘누리온’이 2018년부터 가동 중이다. 해외 경험과 KISTI 지원 서 교수는 박사 이후 미국에서도 다양한 슈퍼컴을 활용했다. 박사후과정을 한 MIT에서는 XSEDE(엑시드 프로젝트) 자원, 버클리에서는 NERSC(국가에너지연구과학컴퓨팅센터)의 슈퍼컴퓨터를 활용하였다. 귀국 후 교수로서 다시 KISTI 슈퍼컴퓨터 누리온을 사용하면서는 KISTI의 연구원들의 지원도 받았다. 그는 “김한슬 박사님 같은 KISTI 연구원들이 계산 최적화 등 효율적인 활용을 잘 도와주셨다. 또 전략 과제를 신청하면 공정하게 경쟁해 선정되고, 안정적으로 자원을 활용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KISTI 슈퍼컴 현황과 국제 비교 KISTI는 내년 상반기 6호기 슈퍼컴퓨터 가동을 준비 중이며, AI 연구자를 위한 GPU도 탑재할 예정이다. 이름은 국민 공모를 통해 정해진다. 해외에서는 슈퍼컴퓨터 교체 주기가 5년인 데 반해, 한국은 상대적으로 길다. KISTI 4호기는 8~9년 동안 서비스됐고, 5호기에서 6호기로 넘어가는 데에도 8년이 걸렸다. 서 교수는 “국가가 보유한 슈퍼컴 자원은 곧 연구 경쟁력인데, 한국은 아직 앞서 있다고 말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누리온 슈퍼컴퓨터로 밝힌 차세대 수전해 촉매 설계: MoC-Pt 상호작용 기반 동적 배치 전략
요약 그린수소 생산의 핵심 촉매 설계 성공: KAIST 김형준 교수팀이 누리온 슈퍼컴으로 백금 단원자 촉매의 안정화 원리를 규명하고, 몰리브데넘 탄화물(MoC) 지지체를 활용해 귀금속 사용량을 최소화하면서도 기존 상용 촉매 대비 높은 효율(1.8V 기준 3.38 A/cm²)을 달성, 미국 DOE 기준을 초과하는 성능을 입증함. Energy & Environmental Science (2025) 게재. 김형준 카이스트 화학과 교수는 ‘수소 경제’의 근간인 수소 생산에 필요한 촉매를 찾고 있다. 김 교수는 지난 9월 25일 KISTI(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와 만나 “수소(H₂)는 지금 주로 석유와 천연가스를 처리해서 나온다. 이 수소는 친환경적이지 않다”라며 “기후 대응 관점에서는 재생에너지로 생산한 전기를 가지고 물을 전기분해해서 수소를 얻어내는 게 중요하다. 물은 많이 있으니, 여기에 수소를 뽑아 쓰면 좋다. 다만 현재 단가가 높아 새로운 촉매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물은 수소와 산소로 이뤄져 있고, 전기 에너지를 집어넣으면 두 물질로 분리된다. 수소 분자(H₂)와 산소 분자(O₂)가 나오는 화학 반응을 물 전기분해라고 한다. 반응이 잘 일어나도록 하는 건 촉매이고, 이때 반응이 잘 일어나고 비용이 적게 들면 좋다. 물 분해해서 수소를 대량으로 얻어내는 일은 전문 업체가 하고, 이렇게 얻어낸 수소를 수소 충전소에서 수소자동차 운전자는 만날 수 있다. 수소 충전소에 가서 자동차 고압 탱크에 수소를 채운다. 수소 탱크에 저장된 수소를 자동차 내 연료 전지로 조금씩 흘려보내고, 연료 전지 내부에서 반응이 일어나 전기가 생산된다. 이 전기로 수소 자동차는 굴러간다. 단원자 촉매 김형준 교수는 시뮬레이션 하는 계산화학자다. 계산화학이란 방법론을 갖고 좋은 촉매를 찾고 있다. KISTI가 김 교수를 찾은 이유는, 그가 좋은 물 분해 촉매를 찾았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영국 왕립화학학회 발행 학술지 ‘Energy & Environmental Science’(‘에너지와 환경과학’)에 논문을 2025년 상반기에 냈다. 논문 제목에는 ‘동적인 배치’ ‘다기능 카바이드 지지체’, ‘알칼리 수소 전기 촉매’와 같은 단어들이 들어가 있다. (*참고로 논문 제목은 Self-assembly-assisted dynamic placement of noble metals selectively on multifunctional carbide supports for alkaline hydrogen electrocatalysis이다). 수소를 얻어내기 위한 촉매 개발 노력이 얼마나 치열할까? 김 교수는 “물 분해를 값싸고 효과적으로 하려는 사람들이 꽤 많이 있다”라고 말했다. 물 분해하는 촉매 중 가장 좋은 건 백금 소재다. 다른 물질은 백금을 이기기 어렵다. 백금 단점은 비싼 가격이다. 그래서 값싼 소재를 찾거나 백금 사용량을 줄이는 방법을 화학자들은 찾고 있다. 그런데도 백금만한 게 현재까지는 없다. 화학자들은 방향을 바꿨다. 화학 반응은 촉매 표면에서 일어난다. 그러니 촉매 표면을 늘릴 수 없을까 하고 사람들이 생각하게 됐다. 나노 크기로 백금 촉매를 쪼개면, 덩어리진 백금보다 반응이 일어나는 표면적이 크게 늘어난다. 김 교수는 “10년 전부터 사람들이 이 방향으로 극단까지 갔고, 나노 크기도 아니고, 원자 수준으로 촉매 입자를 쪼개는 방법을 찾고 있다”라고 말했다. 원자 하나 수준으로 쪼갠 촉매를 단원자 촉매라고 한다. 전문 용어로는 ‘원자 분산 촉매‘(ADCs, atomically dispersed catalysts)다. 김 교수는 “원자 분산 촉매를 사람들이 많이 연구하고 있다. 문제는 금속 원자들이 자기네들끼리 붙어 있으려는 힘이 강해서, 흩어놓기가 쉽지 않다는 거다”라고 말했다. 촉매 연구의 큰 그림 김형준 교수에게 이번 논문과 관련한 연구 배경에 대해, 즉 연구의 큰 그림을 설명해주면 좋겠다고 요청했다. 물 분해해서 수소를 효과적으로 얻으려는 노력이 여러 각도로 진행되고 있을 것 같다. 김 교수는 이에 대해 “촉매 싸움이다. 많은 사람이 백금을 대체하는 촉매를 찾고 싶어 한다”라며 말을 이어갔다. “물을 대규모로 분해해야 하는데, 그러려면 물을 먼저 산성으로 바꿔야 한다. 여기에 비용이 들어간다. 반면 중성에서는 반응이 잘 안 일어난다. 그리고 염기성 물에서는 반응이 잘 일어나게 하는, 백금을 대체하는 값싸고 성능 좋은 촉매가 있다. 문제가 있다. 물 분해를 위해 구축하는 시스템 전체로 보면 촉매 말고 다른 부분이 안 좋다. 풀 디바이스(full device)를 못 만든다. 그렇기에 현재는 산성 전해질만 풀 디바이스를 만들 수 있고, 어느 정도 상용화가 되어 있다. 상용화된 건 산성 기반이고 백금을 쓴다.” 촉매의 품질 기준 좋은 촉매란 무엇인가? 김 교수는 “연구자마다 조금씩 다른 기준을 갖고 있는 게 현실이나, 보통은 전압을 얼마만큼 가했을 때 전류가 얼마 나왔느냐로 표현한다”라고 말했다. 투입하는 전기 에너지 대비 수소가 많으면 좋다. 낮은 전압에서도 수소가 많이 나오느냐 하는 게 첫 번째 지표다. 두 번째는 촉매 수명이다. 촉매 원자들을 강제로 지지체 위에 퍼뜨려 놓는다 해도, 오래 두면 단원자들이 지지체에서 떨어져 다시 뭉칠 수 있고, 성능이 나빠진다. 이런 이유들로 인해 미국 에너지부(DOE)는 가이드라인을 내놓고 있다. 어느 정도 이상의 성능이 나와야 한다고 명시해 놨다. 단원자 촉매 연구 분야의 히스토리 김형준 교수는 “촉매 분야에서도 전기를 이용하는 분야를 전기화학 촉매라고 한다. 열을 쓰면 열화학촉매라고 한다”라며 “열화학촉매 쪽에서 먼저 단원자 촉매 얘기가 나왔다”라고 말했다. 김 교수가 KAIST 생명화학공학과 최민기 교수와 함께 썼던 논문이 전기화학촉매 분야에서는 거의 가장 먼저 쓴 연구 중 하나라고 했다. 9년 전인 2016년에 발표한 연구다. 백금 단원자 촉매 개발이기는 하나, 물 전기분해용 촉매는 아니고, 산소를 갖고 과산화수소를 만드는 반응이 잘 가게 하는 촉매를 찾은 연구였다. 과산화수소? 과산화수소의 화학식(H₂O₂)을 들여다보면 물 분자(H₂O)에 산소 원자(O)가 하나 더 붙어 있다. 상처를 소독할 때 쓰는 물질이다. 김 교수는 “과산화수소를 연구한 건 학문적으로 재밌는 이유가 있다. 또 유용성 측면에서 보면 과산화수소는 현재 석유화학 공정에서 얻어내는 데 친환경적이지 않은 이유가 있다”라고 말했다. 단원자 촉매 연구 분야의 등장 단원자 촉매 관련 논문들이 쏟아진다. 김형준 교수는 “단원자 촉매 분야가 생겨나고 있는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발동이 걸린 게 10년 쯤 됐다. 연구들의 방향은 단원자 촉매를 만들었는데, 기존 촉매보다 성능이 좋아졌다, 더 오래 버틴다, 즉 내구성을 높였다 하는 내용이다. 김 교수는 ”그전에는 가내수공업으로 어떻게 하다 보니 단원자 촉매를 만들었다고 했다면, 요새는 체계적으로 만드는 방법이 나온다. 또 백금 말고 이리듐과 같은 다른 귀금속으로 단원자 촉매로 만들었다 하는 논문이 나온다. 또 단원자 수준으로 만들 수 있는 일반적인 플랫폼을 어떻게 만들 수 있느냐 하는 걸 요새는 많이들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가 ‘Energy & Environmental Science’ 저널에 낸 논문의 핵심은 지지체다. 촉매를 구성하는 백금 원자들을 흩어놓아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그걸 올려놓을 판, 즉 지지체가 필요하다. 김 교수는 “촉매 원자들이 지지체에 건포도 박히듯이 하나씩 박히는 구조가 된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다양한 촉매를 단원자 수준에서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판 위에 퍼뜨려 놓을 수 있을까, 그럴 수 있는 지지체가 무엇일까 하는 게 이번 연구의 요지”라고 설명했다. 촉매로 쓴 원자와, 촉매 원자들에 어울리는 지지체 조합이 무엇인지를 찾는 것이다. 실험가의 연구 제안 이번 논문은 KAIST 생명화학공학과 이진우 교수가 공동 연구를 제안했다. 이 교수는 실험실에서 직접 촉매를 만드는 실험가이고, 김형준 교수는 그 촉매의 어떤 특징을 갖는지를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돌려 확인하는 식으로 연구를 했다. 이 논문의 김형준 교수 쪽 연구는 신승재 현 울산과학기술원 교수(에너지화학공학과)가 수행했다. 김 교수는 “이진우 교수님이 단원자 촉매를 어떻게 합성할 수 있을 것이냐, 촉매를 어떻게 단원자 형태로 안정화시킬 수 있느냐를 궁금해 했다”면서 “이 교수님으로부터 실험데이터를 넘겨받아 우리는 몰리브데넘 기반 탄화물이 단원자 형태로 촉매를 지지체 위에 안정화시키는 데 왜 도움을 주는지, 왜 특정 지지체가 중요한지, 또 어느 온도까지 올려야 단원자를 퍼뜨릴 수 있는가를 살펴봤다”라고 말했다. [그림 1. 분자 동역학 시뮬레이션으로 백금 나노입자가 두 종류의 지지체 위에서 어떻게 흡착 거동하는지를 살폈다. 위쪽 두 개는 몰리브데넘 기반 탄화물 이미지이고, 아래 두 개는 탄소 기반 지지체 이미지다. 또 왼쪽의 아래 위 두 개의 온도 조건은 300K이고, 오른쪽 이미지 두 개의 온도 조건은 1300K다. 몰리브데넘 기반 탄화물을 온도조건 1300K로 가열하면 백금 입자가 지지체 위에 가장 많이 흩어지는 걸로 시뮬레이션에서 확인했다. ] 지지체에 필요한 두 조건 김형준 교수는 “지지체를 찾는 게 어렵다”고 말했다. 귀금속을 단원자 상태로 흩어지게 하고, 또 그 상태로 화학적으로 안정적으로 있어야 하는데, 이런 물질이 한정적이다. 단원자 촉매들이 올라갈 지지체 특성은 두 가지다. 전기를 꽤 잘 통해야 하고, 촉매가 될 귀금속을 화학적으로 안정시켜야 한다. 전기가 통해야 하는 이유는 전압을 가해서 촉매가 일하도록 하기 때문이다. 이번에 쓴 지지체는 몰리브데넘 기반 탄화물(MoC)이다.(*몰리브데넘의 옛 이름이 몰리브덴이다). 탄소 지지체를 대조군으로 사용했다. 몰리브데넘 기반 탄화물로 된 지지체와, 탄소 기반 지지체 성능을 비교했다. 탄소 지지체 위에서는 귀금속 원자들이 잘 퍼지지 않았다. 김 교수가 연구실 책상 옆의 모니터를 켜고 논문에 나온 이미지 하나를 보여줬다. 네 개의 정사각형 그림이 있는데, 아래쪽 두 개는 탄소 기반 지지체이고, 위의 두 개는 몰리브데넘 기반 탄화물 지지체 이미지다. 지지체 위에 백금(Pt) 나노 입자들이 노란색으로 얹혀 있는 모습이다. 탄소 지지체 위의 노란 색 백금 입자들은 몰려 있고, 몰리브데넘 기반 탄화물 위의 백금 입자들은 흩어져 있다. 두 개 중 하나에서 백금 원자들이 더 흩어져 있다. 연구는 어떤 식으로 진행되었을까? 몰리브데넘 기반 탄화물이라는 물질을 찾고, 그걸 직접 실험실에서 만들어보고, 물질의 화학적인 특성을 알아보는 작업을 이진우 교수 그룹이 먼저 수행했다. 김 교수에게 공동 연구 제안이 온 건 3, 4년 전이다. 실험가는 계산화학자로부터 구체적으로 어떤 도움을 받고자 하는 것인가? 김형준 교수 말을 옮겨본다. “계산화학 시뮬레이션을 하면, 왜 그런 일이 일어나는지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실험가들이 실험을 했고, 단원자들을 지지체 위에 퍼뜨리고 싶으며, 퍼뜨린 실험 데이터가 있다. 하지만 실험으로 퍼뜨리는 정도를 보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실제로 원자 수준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를 실험가들이 직접 만들어도 잘 모른다. 현미경으로 보기 힘드니, 어떤 일이 원자 수준에서 일어나는지 알고 싶어 하는 부분이 있다. 그게 하나다.” 몰리브데넘 기반 탄화물의 특성을 탄소 기반 지지체를 대조군으로 삼아 비교하며 확인했다. 실험가가 알고자 하는 내용에 맞춰 김 교수 그룹이 시뮬레이션 방법을 정한다. 시뮬레이션을 KISTI 슈퍼컴퓨팅 센터의 전산 자원을 이용해 돌렸다. 시뮬레이션을 통해 알아낸 관련 데이터를 실험 쪽에 준다. 그러면 실험하는 이진우 교수 그룹에서 그걸 기반으로 다음 실험을 한다. 피드백을 주고 받으면서 연구가 진행됐다. 온도 조건 찾기 지지체 위에 올려놓은 백금 원자들은 덩어리 지어 있을 것 같다. 이걸 어떻게 흩어놓을 수가 있을까? 흩어놓아야 촉매로 쓸 백금의 표면적을 최대로 얻어낼 수 있다. 그런 조건이 온도다. 김형준 교수가 보여준 논문 속 이미지를 보면 저온(300K)와 고온(1300K)이라는 두 조건에서 백금 원자들이 다르게 행동하는가를 확인할 수 있다. 고온 조건에서 훨씬 많이 흩어져 있다. 그리고 같은 온도 조건이라도 지지체가 무엇이냐에 따라 백금 원자들이 다르게 움직였다. 김형준 교수는 “몰리브데넘 기반 탄화물과 그 지지체 위에 백금 원자를 1300K 조건에서 올려놓아야 한다는 두 조건을 찾아낸 거다. 그걸 시뮬레이션으로 확인했다”라고 말했다. 실험에서 온도 조건은 300K, 1300K 두 가지 뿐이었나? 그게 아니었다. 실험 그룹은 298K에서 1100K까지 네 가지 온도 조건을 실험했다. 김 교수 그룹이 시뮬레이션 한 온도 조건은 300K에서 시작해 400K, 500K, 600K 해서 1300K까지 100K 간격으로 11개였다. 그 조건을 집어넣고 그때마다의 백금 거동을 확인했다. 김 교수는 “실험에 비해 시뮬레이션이 훨씬 빠르고 많이 결과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실험으로 온도 조건에서 백금 원자들이 어떻게 행동하는지를 보려면 시간과 비용이 굉장히 많이 들어간다. 매번 모든 온도 조건을 확인하기가 힘들다. 실험에서 백금 촉매만 확인한 건 아니다. 백금을 포함, 팔라듐, 로듐, 이리듐 등 귀금속 6개를 확인했다. [그림 2. 물 전기분해를 위해 투입한 전류 크기에 따라, 질량 활성(mass activity)이 어떻게 나오는지를 보이는 그래프. 질량 활성은 촉매 성능을 판단하는 중요한 지표다. 촉매의 질량 크기 당 전류가 얼마만큼 나오느냐를 가리킨다. 그래프의 x축이 전류 밀도이고, y축이 질량 활성을 가리킨다. 파란색 원은 상용화된 촉매들이다. 김 교수 그룹 등이 이번에 개발한 촉매는 빨간색 별 모양으로 표시되어 있다. 사용 제품보다 훨씬 성능이 우수하다. 빨간 줄은 미국 에너지부가 요구하는 성능 가이드라인(1.8V 기준 3.0 A cm-2)이다. 김 교수 그룹 등이 개발한 촉매는 이 가이드라인을 뛰어넘는 성능, 즉 1.8V 기준 3.38 A cm-2(백금+MoC)와 3.18 A cm-2(로듐+MoC)을 보였다.] 두 에너지의 경쟁 지지체 위의 귀금속에는 두 가지 힘이 작용한다. 응집 에너지(cohesive energy)와 흡착 에너지다. 응집 에너지는 고체 물질을 구성하는 원자, 분자, 또는 이온을 먼 곳까지 떼어놓는 데 필요한 총 에너지다. 흡착에너지는 원자, 이온, 또는 분자가 고체 표면에 붙는 과정에서, 두 물질이 결합하면서 낮아지는 에너지를 가리킨다, 다시 말해 흡착이 일어날 때 방출되는 에너지 량이다. 김형준 교수는 “응집에너지와 흡착에너지 두 개의 경쟁이 중요하고, 그걸 보니 팔라듐, 백금, 로듐, 이리듐은 충분히 지지체 위에서 퍼졌다. 반면에 금과 은이 잘 안 되는 걸로 나왔다”라고 말했다. 김 교수 그룹 등이 이번에 개발한 촉매는 미국 에너지부가 요구하는 성능 가이드라인(1.8V 기준의 경우에는 3.0 A cm-2 )보다 뛰어나다. 가이드라인은 미국 에너지부가 달성하고 싶어 하는 목표치다. 김 교수 그룹 등이 개발한 촉매, 예를 들면 몰리브데넘 탄화물 지지체 위에 올린 백금 촉매는 물 전기 분해를 위해 투입한 전기 에너지의 전압이 1.8V의 경우, 3.0보다 높은 3.38 A cm-2 로 나왔다. 로듐을 사용한 촉매는 3.18 A cm-2 이라는 성능을 보였다. 김 교수의 이번 논문에 대한 질문은 다 끝났다. 김 교수의 향후 연구, 그리고 시뮬레이션으로 물 전기분해를 해서 수소를 만들어내는 좋은 촉매를 찾는다는 건 무엇일까 하는 게 궁금하다. 실험과 시뮬레이션 연구의 차이 김형준 교수는 전기화학 촉매 연구를 많이 하고, 이걸 계산과학으로 한다. 김 교수는 “많은 계산화학이 전기화학 촉매 시뮬레이션을 할 때 실제 환경을 다 기술하지 못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어 “그러니까 실제 물질에 전기를 가하면 다양한 변화들이 생긴다. 전압이 생기고, 그 주변에 대전(帶電, electrification)이 일어난다. 현재의 계산 시뮬레이션은 그 모든 효과를 무시하고 단순한 형태로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촉매 시뮬레이션을 하면 촉매가 있고, 화학 반응이 일어나는 거까지만 사람들이 시뮬레이션한다. 실제로는 전해질도 있고, 전체 시스템에는 고분자도 있다. 촉매 반응은 그런 복잡한 환경에서 일어난다. 현재의 컴퓨터 시뮬레이션에는 그런 변수들을 다 집어넣는 게 어렵다. 우리는 실제 환경과 최대한 비슷하게 만들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시뮬레이션을 정교하게 만들 수 있을까를 고민하고 있다.” 시뮬레이션을 정교하게, 고도화하는 건 시뮬레이션 방법 개발이다. 시뮬레이션 방법론 연구가 김 교수의 전체 연구에서 절반 가까이 된다. 촉매 개발이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크기는 하다. 또 응용할 수 있는 촉매를 진짜 만들기 위해서는 실험 그룹과 연구를 같이 한다. 개발하는 촉매 종류는 다양하다. 물 전기분해에서 수소 말고, 산소도 나온다. 산소를 잘 만들어내는 촉매 연구도 하고 있다. NOx 라고 대기오염 물질을 암모니아와 같은 다른 물질로 바꾸는 촉매도 개발한다. KISTI 계산자원 이용 김형준 교수는 KAIST 화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캘리포니아 공과대학교에 가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캘텍에서는 당시 슈퍼컴퓨터는 아니고, 실험실에 있는 클러스터를 썼다. 박사과정 지도교수가 윌리엄 고다드(William A. Goddard, III)다. 고다드 교수는 계산화학 분야에서 명성이 높다. 김 교수는 박사 학위를 받고 KAIST에 돌아왔다. 병역을 대신해서 전문연구요원으로 2009년부터 3년간 근무하고 2013년 KAIST 특수대학원(EEWS) 교수가 되었다. EEWS에 캘텍 은사가 초빙 교수로 와서 5년간 매년 한 학기씩 연구하기도 했다. KAIST는 EEWS을 폐지했고, 김 교수는 2017년 화학과로 옮겼다. 김 교수가 KISTI 계산 자원을 전문연구요원(연구교수)으로 일할 때부터다. 김 교수를 같이 만난 KISTI 권오경 책임연구원(첨단과학컴퓨팅센터)이 “김 교수님이 조교수 시절에 KISTI에 오셔서 세미나도 하셨다”라고 말했다. 김 교수가 KISTI 계산 자원을 쓰기 시작한 2010년 즈음과, 그로부터 15년은 지난 지금은 슈퍼컴퓨터 계산 자원 사용량이 얼마나 달라졌을까? 김 교수는 “엄청나게 늘어나고 있다”라며 “내가 박사 과정 마친 2009년까지 돌렸던 가장 큰 시뮬레이션이 듀얼 코어 하나이고 졸업 때가 CPU코어를 2개 이상 써본 적이 없다. 근래는 우리 실험실에서 기본이 CPU코어 수십 개다”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어 “딱 비교할 수 없으나 내 학생은 연구를 시작하면 20~30개를 기본으로 쓴다. 최소한 10배는 늘었다고 말할 수 있다”라며 “예전에는 원자 수를 많이 계산하지 못했다. 지금은 컴퓨팅 파워가 커서 계산을 많이 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분자 동역학 시뮬레이션 질문을 마쳤다고 생각했을 때 권오경 책임연구원이 말했다. “다른 분들은 DFT(밀도함수이론)를 많이 쓴다. 이렇게 김 교수님처럼 분자 레벨에서 MD(분자동역학) 하시는 분은 많이 없다. 그런 걸 얘기해 주시면 좋겠다.” 이 말을 듣고 김형준 교수가 “전기화학 촉매를 찾기 위한 시뮬레이션을 하는데, 여러 가지 조건을 다 집어넣고 DFT계산을 하는 사람도 있다. DFT계산은 정확도가 높지만 계산량이 많아 엄청 느리다”라며 다음과 같이 말을 이어갔다. “물 분해 장치 속 촉매 주변에는 물 분자들이 있고, 또 이온들이 둥둥 떠다닌다. 반응은 촉매의 겉면, 즉 계면에서 일어난다. 촉매에는 전기장도 걸리는 등 복잡한 일들이 일어난다. 그렇게 생각은 하는데 어떤 일이 어떻게 일어나는지는 우리는 잘 모르고 있다. 어쨌든 얘네들이 촉매 환경을 바꿔서 화학 반응을 제어할 거라고만 생각한다. 실험적으로 볼 방법도 없다. 아예 이걸 다 시뮬레이션에 집어넣고 보자는 게 우리가 하는 방법이다. 우리는 DFT라는 양자 계산과 MD(Molecular Dynamics)라는 분자 동역학 시뮬레이션 두 가지를 결합하는 방법론을 만들었다. ,” (*분자동역학은 원자의 움직임이 시간에 따라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추적하는 시뮬레이션이다. ) 이 대목에서 권오경 KISTI 책임연구원이 말을 보탰다. “Ab-initio MD라는 방법을 보통은 많이들 쓰시는데, 김형준 교수님은 Classical MD(고전 분자동역학)를 많이 쓰시는 걸로 알고 있다.” 김 교수가 이에 대해 고전적인(Classical) MD는 시뮬레이션으로 볼 수 있는 시스템이 크고 시간도 길다라며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수십 나노초 동안 반응이 일어나는 걸 볼 수 있다. 이와 달리 Ab-initio 분자 동역학은 촉매 반응이 일어나는 짧은 순간의 원자 움직임을 본다. 피코 초 길이 밖에 안 되니, 클래시컬 MD가 볼 수 있는 시간의 1000분의 1 정도다. 물론 대신 세밀하게 볼 수 있다. 짧게 보는 게 무슨 문제가 있느냐 하면, 6피코 초 동안 원자가 움직일 수 있는 거리가 1 옹스트롬(10-10 미터) 밖에 안 된다. 1 옹스토롬이면 H₂O 물 분자에서는 산소 원자(O)와 수소 원자(H)거리다. 원자가 거의 제자리에서 움직이지 않는 거다. 이렇게 봐서는 지지체 위에 올라간 귀금속 원자가 움직이는지 알 수 없다. 이런 경우에 클래시컬 분자 동역학으로 시뮬레이션 하는 게 필요하다.” 양이온의 중요성 발견 김형준 교수가 온실 가스인 이산화탄소를 다른 물질로 바꾸는 화학 반응을 잘 일으키는 촉매 연구 얘기를 꺼냈다. 이산화탄소(CO₂)를 일산화탄소(CO)로 바꾸고, 또 일산화탄소에서 메탄(CH₄) 혹은 에틸렌(C₂H₄)으로 바꿀 수 있다. 이런 촉매 반응이 일어날 때 전해질에 있는 이온이 촉매에 달라붙는 걸 시뮬레이션으로 본 적이 있는데, 양이온이 달라붙는 걸 봤다. 양이온은 나트륨 이온(Na+ ), 칼륨 이온과 같은 거다. 뭐든지 관계 없다. 화학 교과서에는 전기화학 반응 환경에서는 양이온이 반응에 참여하지 않는다고 나와 있다. 김 교수는 “양이온은 구경꾼 이온(spectator ion)이라고 한다”라고 말했다. 그런데 고전적인 분자 동역학 시뮬레이션을 해보니, 양이온이 반응에 참여하는 것으로 나왔다. 계산화학자가 시뮬레이션으로 찾은 걸로는 다른 화학자들을 설득하기 쉽지 않을 것 같아, 이걸 실험으로 확인해줄 화학자를 찾았다. 포항공과대학교 최창혁 교수(화학과)와 1~2년이 걸려서 작업을 했다. 큰 발견을 했다고 기대했다. 그런데 비슷한 내용을 네덜란드 라이덴 대학교의 한 그룹(Koper)이 먼저 내놓았다. 2021년 학술지 《Nature Catalysis》(‘네이처 촉매작용‘)에 나왔다. 그들은 양이온이 달라붙었다라고 명시하지는 못했다. “양이온을 안 넣으면 이산화탄소가 일산화탄소 등으로 가는 촉매 반응이 안 일어난다는 정도였다. Ab-initio 분자동역학 시뮬레이션을 돌려보고 거기에서 조그마하게 본 데이터를 하나 넣은 논문이었다”라고 김 교수는 말했다. 그럼에도 그는 기운이 빠졌다. 연구의 참신함(novelty)이 약해졌기 때문이다. 김 교수 그룹은 연구를 확장해서 양이온이 반응에 참여한다는 결과를 더 얻었다. 이산화탄소의 다양한 반응 관련 시뮬레이션을 돌렸고, 양이온이 어디에서는 반응에 관여를 하고 또 어디에서는 하지 않는지를 확인했다. 그런 뒤 실험적으로 검증한 것까지 해서 2022년 학술지 《Nature Communications》에 출판했다. 논문 제목은 ’이산화탄소 환원 반응에서의 양이온 효과에 관한 통합 메커니즘‘(A unifying mechanism for cation effect modulating C1 and C2 productions from CO₂ electroreduction)이다. 양이온이 있으면 화학 반응이 잘 간다는 게 요지였고, 이 논문의 제1저자 역시 신승재 박사(UNIST 에너지화학공학과)다. 이를 전후하여 양이온이 반응에 참여하느냐를 둘러싸고 화학자들의 갑론을박이 시작됐다. 김형준 교수는 《Nature Catalysis》에 2024년 12월에 추가 연구 결과를 발표했고, 같은 호에는 ’전기화학에서는 모르는 영웅‘(an unsung hero in electrochemistry)라는 제목의 글이 실렸다. 이 글은 김 교수가 모르는 사람들이 김 교수가 발견한 ’양이온이 반응에 참여한다‘는 걸 지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김 교수 논문이 실리는 때에 맞춰 《Nature Catalysis》 편집자가 해당 분야 전문가에 글을 부탁했고, 그들이 기고한 거다. 글 필자 이름을 확인해 보니, 중국 선전에 있는 대학교 연구자들이다. 두 시간 가까이 김형준 교수 말을 들었다. 그의 이야기를 듣고 보니, 수소로 돌아가는 수소 경제 시대가 임박한 것 같지는 않다. 물론 갑작스런 도약이 일어날지는 모를 일이다.
누리온 슈퍼컴퓨터로 수행한 극초음속 경계층 난류 천이 고정밀 수치해석
요약 극초음속 미사일 열보호 기술의 핵심 해결: 광주과기원 지솔근 교수팀이 마하5 이상 극초음속 비행체에서 발생하는 난류 천이 현상을 세계 최초로 정확히 예측하는 데 성공. KISTI 슈퍼컴퓨터로 0.55m 길이 원뿔 모델의 층류→난류 변화 과정을 완전 시뮬레이션하여, 기존 연구에서 실험값과 큰 차이를 보였던 한계를 극복하고 실험 결과와 정확히 일치하는 데이터를 확보. Physics of Fluids (2025) 게재. 광주과학기술원 기계로봇공학과의 지솔근 교수를 찾아갔다. 지 교수는 극초음속 비행체의 유체 역학 관련 연구를 하고 있고, 그 결과 일부가 좋은 저널(Physics of Fluids)에 실렸다. 극초음속 비행체에는 극초음속 미사일도 있다. 미국과 러시아, 중국은 물론, 심지어 북한도 극초음속 미사일 발사에 성공했다고 알려지고 있다. 북한은 2022년 1월 극초음속 미사일 2형을 시험 발사했고, 2025년 1월에는 신형 극초음속 중장거리 탄도미사일 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극초음속이란 최고 속도가 음속의 5배, 즉 마하 5이상인 경우를 말한다. 각국이 극초음속 비행체 개발 경쟁을 심하게 진행하고 있는 거다. 지 교수의 관련 논문은 미국 물리학회 발행 학술지 《Physics of Fluids》 (피직스 오브 플루이즈)에 2025년 3월 13일자로 출판됐다. 논문 제목은 ‘뾰족한 원뿔 모양에서 극초음속 경계층이 층류로부터 난류로 천이하는 걸 고정밀 수치해석 하기’(High-Fidelity Simulation of Laminar-to-Turbulent Transition in Hypersonic Boundary Layer on a Sharp Cone)쯤 된다. 논문의 제1저자는 정민재 학생. 지솔근 교수 팀이 작성한 연구 관련 홍보 자료는 연구 목적을 다음과 같이 쉽게 설명한다. “비행체 주위의 경계층 유동(flow)은 비행체의 선두 쪽에서는 층류(laminar)이나, 비행체 표면을 따라 뒤로 이동하면서 난류로 발달하게 된다. 이런 경계층 유동이 층류에서 난류로 천이하는 걸 정확히 예측할 수 있다면, 중량과 비용이 큰 열 보호 시스템을 효과적으로 적용할 수 있다. 그러면 비행체의 사거리 증가 및 제작 비용 절감이 가능하다. 본 연구에서는 극초음속 경계층 유동의 난류 천이 현상을 고정밀 유동 시뮬레이션을 통해 정확히 예측하고자 했다.” 연구는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의 슈퍼컴퓨터 전산 자원을 이용해 수행했다. 경계층 유동(boundary layer flow)이란 지솔근 교수는 미국 텍사스 대학교 오스틴 캠퍼스에서 2010년 박사학위를 받았고, 이후 미국 NASA 에임스(Ames) 연구센터와 미국 기업 유나이티드 테크놀로지스에서 일했다. 광주에 온 건 2016년 하반기다. 광주과학기술원에서 와서 독립적인 연구자로 시작했고, 그는 연구 주제를 찾아야했다. 그 전까지는 국내 항공우주 분야에서 관심이 적었던 ‘경계층 유동’ 연구를 하기 시작했다. 초음속 아래 속도인 아음속에서 초음속으로 바뀌는 과정에서는 충격파가 생기고, 항공기의 공기 역학쪽에서는 일반적으로 충격파에 초점을 많이 둔다. 지 교수는 “비행체를 설계하다 보면 비행체 주변에서 발생하는 유동이 매우 중요하다. 비행체 표면에서 발생하는 유동을 경계층 유동이라고 한다”라며 설명을 이어갔다. “꿀이 끈적끈적하면 점성 효과가 있다. 꿀은 점도가 높다. 공기도 점도가 있다. 공기 점성은 초음속이든, 내가 하고 있는 극초음속과 같은 상황에서 마찰을 만들어낸다. 달리는 차의 창문을 내리고 손을 밖으로 내밀면 손이 뒤로 밀리는 힘을 받는다. 그건 항력이다. 그리고 점성 효과로 인한 마찰이 존재하는데, 마찰 효과로 인해 공기가 가열된다. 가열되는 양이 비행체 속도가 낮으면 크지 않으나, 속도가 높아지면 질수록 기체 분자가 해리될 정도로 뜨거워진다. 기체 분자가 분리되어 플라스마가 될 정도로 온도가 올라간다. 2000도, 3000도 이상 올라갈 수 있다.” 극초음속 비행 때의 공기 마찰 지솔근 교수는 “그렇게 온도가 올라가면 비행체는 그 온도를 버틸 수 없다”라며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 이야기를 했다. 스페이스X가 최근 대기권 재진입하는 재사용 로켓동영상이 많은데, 대기권 재진입하는 동영상을 찾아보면, 비행체가 빛이 난다. 플라즈마 유동이 발생한 거란다. 그런 상황에서 당연히 비행체를 가열하는 양도 엄청나다. 지 교수가 연구하는 경계층 천이에서는 유동의 상태가 ‘층류’에서 난류로 바뀌고, 그렇게 되면 ‘공력가열’(空力加熱, aerodynamic heating)이라고 하는 것이 더 심해진다. 가열 정도가 2~3배가 아니라, 5배 많으면 10배까지도 높아질 수 있다. [그림 1. 지솔근 교수가 수행한 연구의 개략도. 시뮬레이션 모형 길이는 0.55미터이고, 층류, 천이, 난류라는 세 단계로 이뤄졌음을 알 수 있다. 선형 안정성 이론으로 층류 단계에서 일정한 데이터를 얻어냈고, 이후 시뮬레이션을 돌렸다. 이론 모델(선형 안정성 이론)과 직접 수치모사라는 두 가지 방법을 결합해서 연구를 수행했다.] ‘층류’는 지 교수 논문 제목에 들어 있는 키워드다. 층류는 무엇인가? 층류라는 유동은 안정적이고, 부드럽게 지나가는 유동이라고 생각하면 된다고 했다. 난류는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복잡한 공기 흐름이다. 지 교수는 “난류라는 유동 현상에는 소용돌이가 있고, 소용돌이는 벽면 근처 경계층 유동처럼 속도에 대한 기울기(gradient)가 있어야 생긴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난류 안에는 소용돌이가 있고, 그렇기 때문에 잘 섞이게 되고, 섞인 유동의 소용돌이 때문에 공력 가열이 빠르게 비행체 표면으로 전달된다. 마찰도 크게 높아진다. 공기가 빨리 뜨거워지기도 하고, 뜨거워진 게 빠르게 전달되기도 한다. 경계층의 작은 교란(disturbance)이 선형적으로 성장해서 경계층 천이가 발생하고, 비행체 머리 부분에서 생긴 작은 교란은 결국 비선형 성장을 해서 난류 천이를 유발한다. 층류가 천이 단계를 지나 난류로 바뀐다. 지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는 유동이 층류에서 난류로 바뀌는 과정을 집중적으로 다뤘다”라고 말했다. 고속 비행체 표면에 생성되는 경계층 유동의 두께는 대략 1mm이하로 매우 얇다. 경계층 바깥의 유동은 그냥 외부 유동, 자유류(free stream)라고 한다. ‘경계층’은 논문 제목이 들어가 있다. 우리는 또 논문 제목에 들어가 있는 키워드 하나를 이해했다. 지 교수는 “10년 전만 해도 국내에서 경계층 유동에 대한 관심은 많지 않았으나, 최근 고속 비행체 개발이 활발해지면서 비행체 표면에 공력가열이 만들어진 원인에 대한 관심이 크다”라고 말했다. 유동 연구를 크게 보면 유동은 크게 압축성 유동(compressible flow)과 비압축성 유동(incompressible flow)으로 나눈다. 비압축성 유동(Incompressible Flow)은 저속 유동에서 많이 언급되고, 압축성 유동은 ‘고속’인 초음속 유동, 극초음속 유동을 포함한다. 비압축성 유동은 유체 밀도가 흐름 중에 거의 일정하고, 압축성 유동은 유체 밀도가 유동 중에 의미 있게 변하는 걸 가리킨다. 지솔근 교수는 “내가 봤을 때는 그간 한국의 난류 연구는 비압축성 유동이 많았다. 그렇기에 나는 기회가 되면 압축성 난류, 그리고 난류가 시작하는 난류 천이에 대한 연구를 해야겠다고 생각해 왔다”라고 말했다. 지 교수는 난류천이를 연구하면서 우선 저속인 아음속에서 시작했다. 그리고 더 속도가 빠른 초음속으로 넘어가 2~3년 그 분야 연구를 진행했고, 그런 뒤에 극초음속으로 넘어와 난류 천이를 연구하고 있다. 이번에 《Physics of Fluids》에 실린 논문은 극초음속에서의 난류 천이 연구다. 극초음속 난류 천이 연구 과제를 수주한 게 2022년이다. 극초음속의 난류 천이 연구의 현황 지솔근 교수에게 이번 논문 이전까지 쌓였던 난류 천이 관련 지식은 무엇이었고, 그가 연구를 하면서 알고자 한 지식은 무엇이냐고 물었다. 지 교수는 “아주 좋은 질문이다. 내가 왜 이 연구를 시작했는지를 상기할 수 있다”라면서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유동에는 ‘압축성’, ‘비압축성’외에 또 다른 구분이 있다. 관내 유동(internal flow)과 외부 유동(external flow)이다. 관내 유동은 유체가 흐르는 영역이 배관, 덕트, 튜브처럼 폐쇄된 경계면을 갖는다. 지 교수는 관내 유동 말고, 외부 유동(external flow)에 관심이 있다. 비행기 날개, 차량, 건물의 외부 표면을 지나가는 유동이 외부 유동이다. 비행체나 공기역학에서 다루는 유동은 대부분 외부 유동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지 교수에 따르면 난류 천이에 대한 시뮬레이션 연구는 그동안 비압축성 유동이고 또 관내 유동(internal flow)인 걸 많이 다뤘다. 수돗물의 수도관내 흐름과 같은 게 ‘비압축성+관내 유동’의 대표적인 사례다. 하지만 압축성 유동이고, 외부 유동인 것의 난류 천이는 연구가 그리 많지 않다. 지 교수는 이 부분에 관심을 갖고 있다. 지 교수 설명을 옮겨 본다. “극초음속 난류 천이는 압축성 유동이고, 외부 유동이다. 유체, 즉 공기의 밀도 변화가 매우 크기에 압축성 유동이고, 극초음속 비행체가 대기를 비행할 때의 상황이니 외부 유동이다. 그런데, 극초음속 난류 천이라는 유동 현상은 예측하기가 매우 어렵다. 난류 천이를 보여주는 모델이 일부 있으나, 극초음속 영역에서는 잘 맞지 않는다. 그러니 극초음속에서 난류 천이를 정확하게 예측하고 싶은 게 사람들 목표다. 나도 그렇고 어떻게 하면 예측을 잘 할 수 있을까 하는 걸 고민하고 있다. 그 다음에는 극초음속에서의 유동 현상을 시뮬레이션을 통해 어느 정도 재현하는 게 가능하다면, 이 현상을 사람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제어해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이번에 《Physics of Fluids》에 실린 논문은 두 가지 목적 중 첫 번째 목적에 해당한다. 두 번째 목적에 해당하는 제어 연구는 현재 계속 진행하고 있다.” 지 교수는 “난류 천이를 우리가 지연시킬 수 있으면, 최대한 늦출 수 있으면, 즉 층류 영역을 최대한 길게 가져갈 수 있으면 비행체에서 발생하는 공력 가열을 우리가 줄일 수 있다. 저감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 분야도 지 교수 혼자 연구하는 건 아니다. 난류 예측에 대한 시뮬례이션 연구, 즉 난류 천이 관련해서는 부산대학교 박동훈 교수 등과 같이 하고 있다. 직접수치모사와 선형 안정성 이론 지솔근 교수는 이론 유체역학 연구자다. 유체역학 모델을 만들고, 전산 자원에 자료를 입력하고 시뮬레이션을 돌린다. 유체 역학에서는 유동의 지배 방정식이 있다. 나비에-스톡스 방정식이다. 유체가 흐를 때, 시간과 공간에 따라 속도, 압력 등의 물리량이 어떻게 변하는지를 기술한다. 뉴턴의 운동방정식(F=ma)을 유체 입자에 적용하는 거다. 점성 효과가 포함되어 있다는 점에서, 점성이 없는 유체에 적용하는 오일러 운동 방정식과도 다르다. 지 교수는 “지배 방정식을 그대로 푸는 직접수치모사(Direct Numerical Simulation) 방법을 사람들이 당연히 개발해 놓았다. 그런데 문제가 있다. 직접수치모사를 유동장(flow system)의 처음부터 끝까지에 다 적용하려면 계산 자원이 엄청나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나는 지 교수를 찾으면서,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권오경 박사, 육진희 박사와 동행했다. 지 교수가 옆에 앉은 권 박사를 바라보며 “KISTI가 갖고 있는 슈퍼컴퓨터 5호기를 다 사용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정도의 대규모가 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또 계산 자원이 다 들어간다 하더라도, 어느 지점에서 층류에서 난류로 천이가 일어날지를 정확하게 예측하는 게 쉽지 않다”라며 “그게 비효율적이라는 걸 알고 있기에 그렇게까지 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 선형 안정성 이론(linear stability theory, LST)이라는 게 있다. 선형 안정성 이론은 유동 안에 있는 교란이 안정한지 불안정한지를 판별해 주는 이론이라고 볼 수 있다. 선형 안정성 이론은 교란의 성장을 매우 적은 계산 비용으로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는 이론 기반의 수치 해석 기법이다. 슈퍼컴퓨터 없이도 충분히 실행 가능하다. 유동에 작은 인위적인 교란(perturbation)을 집어넣고 방정식을 풀면 된다. 시간과 공간 변화에 따라 층류 경계층 내의 작은 교란이 어떻게 난류라는 비선형적인 교란으로 커지는지를 예측할 수 있다. 선형 안정성 이론으로 층류 해석 영역의 상당 부분을 대체하면 DNS 영역 크기를 크게 줄일 수 있고, 계산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실제로 이번 연구에서 전체 0.55 미터 길이의 원뿔을 갖고 시뮬레이션을 진행했는데, 처음 절반 정도인 ‘층류’ 구간은 선형 안정성 이론으로, 나머지 절반은 ‘직접 수치 모사’로 진행했다. 층류 경계층 유동 내에서의 교란 지솔근 교수는 선형 안정성이론+직접수치모사란 방법으로, 이전에 아음속과 초음속 수준에서 경계층 교란 연구를 수행한 바 있다. 아음속 모드와 초음속에서 연구한 사람은, 지 교수의 지도를 받아 박사학위를 받은 김민우 박사(현 KISTI 연구원)다. 그리고 이번에 《Physics of Fluids》 (피직스 오브 플루이즈)에 출판한 연구는 극초음속 모드에서 수행한 거다. 지 교수 팀은 선형 안정성 이론을 활용해서 경계층 내의 불안정한 모드를 먼저 포착했다. 경계층 내의 불안정한 모드가 하나 생기면 이게 늘어난다. 그리고 포착한 불안정한 모드 중에서 두 개만을, 이어 수행할 시뮬레이션에 넣었다. 지 교수는 “두 개만 넣어도 되는 상황이었다. 그리고 이론에서 얻어낸 교란을 시뮬레이션을 하는 입구(inlet)에 넣어주는 연구는 그간 없었다. 우리가 처음 시도했다”라고 말했다. 두 개의 불안정한 모드는 ‘맥(Mack)2차 모드’와 ‘경사 모드’(oblique mode)다. 맥 2차 모드의 ‘맥’은 사람 이름이다. 레슬리 맥(Leslie M. Mack)이라는 미국 공학자다. 미국 NASA제트추진연구소 등에서 일한 레슬리 맥은 1984년 경계층 선형 안정성 이론을 내놓은 바 있다. 지 교수에 따르면 맥1차 모드도 있고, 맥 1차 모드는 마하 수 4 이하에서 주된(primary) 경계층 유동 불안정을 설명한다. 그리고 맥2차 모드는 마하 수 5이상에서 주된 유동 불안정 요인이다. 지 교수는 “슈퍼컴퓨터 없이도 해석할 수 있는 게 있으니, 그걸 얻어내자. 그렇게 얻은 게 맥 2차 모드다. 얻어낸 맥2차 모드를 어떻게 활용할까 하다가 아예 시뮬레이션할 때 넣어주자 라고 생각하게 됐다. 그리고 맥2차 모드가 층류에서 성장해서 난류로 바꾸게 되는 데 기여하게 된 것이다”라고 말했다. 불안정 모드라는 건 진동하는 파동(wave)이다. 맥2차모드는 직진하는 2차원 평면 파동이다. 2차원 파동으로는 난류를 만들지 못한다. 불안정하다가 뒤로 가면 안정화된다. 난류를 만들어내는 건 경사 모드다. 경사 모드는 맥2차 모드와 일정한 각도를 이루는 양쪽의 두 방향으로 나아가는 3차원 파동이다. 결국 세 개의 파동이 상호작용하면서 3차원 교란이 만들어지고, 이게 난류다. 0.55m 길이 원뿔 모양 시뮬레이션 이번 연구는 원뿔형 구조물이고, 길이 0.55미터를 상정했다. 이는 실제 실험을 할 때 사용하는 장치의 길이와 같다. 나는 “비행기는 풍동 실험을 하는데, 극초음속 비행체도 그런 식으로 실제 실험을 하느냐”라고 물었고, 이 질문에 지솔근 교수는 “그렇게 생각하면 된다. 극초음속 풍동 실험을 한다”라고 말했다. 극초음속, 즉 마하 수 5이상의 속도를 상정했고, 원뿔인 경우 비행체 머리로부터 0.3미터 되는 지점에서 난류 천이 구간이 나타난다는 건 기존 연구에서 알려져 있었다. 지 교수가 이번에 실험해보니 층류에서 난류로 바뀌는 ‘천이’ 구간이 매우 길었다. 지 교수는 “아음속에서는 천이 구간이 짧아서 거의 점과 같았다. 그래서 ‘천이 지점’이라고 표현했다. 극초음속에서는 ‘구간’이라고 표현해야 할 정도로 길었다”라고 말했다. 지 교수가 보여주는 자료(‘극초음속 경계층 난류 천이 유동 가시화’)를 보니 천이 구간은 색이 빨간색으로 칠해져 있고, 충류나 난류 구간은 노란색이었다. 지 교수가 KISTI 전산 자원을 이용하기 시작한 건 2017년을 전후해서부터다. 지 교수는 “KISTI 전산자원이 아주 중요하다”라며 “내 연구실에도 천 코어 정도는 구축해 놨으나(CPU 숫자가 1000개라는 뜻이다), 슈퍼컴을 이용할 수 있으면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실험을 훨씬 많이 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지 교수는 “앞으로도 꾸준히 KISTI 자원을 활용할 계획이 있다. 여기에서 나오는 수치 해석 결과가, 내가 속한 관련 컨소시엄 내 실험팀의 실험 결과와 추후에 비교를 진행하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그림 2. 경계층 난류로 바뀌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표면 열유속 변화를 보여주는 그림. 빨강으로 표시된 천이 부분이 매우 길게 나온 게 특징적이다. ] 연구 성과 연구하면서 빙고하는 순간은 무엇이었나? 이에 대해 지솔근 교수는 이번 논문은 연구 방법론이 좀 강한 연구라고 했다. 그리고 난류 천이 구간이 길게 나왔다는 걸 강조하고 싶다고 했다. 난류 천이 구간에서 난류 구간보다 비행체 표면에 열 전달이 되는 열유속량(heat flux)이 더 컸다. 지 교수는 “예전에 실험에서는 이런 현상이 관측된 바 있다. 하지만 시뮬레이션에서 실험과 유사하게 결과가 나온 건 이번이 처음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다른 사람들이 극초음속에서의 난류 천이를 시뮬레이션을 시도했으나, 실험 값과 차이가 많이 났다. 하지만 우리가 특별하게 한 건 아니지만 실험결과와 우리의 시뮬레이션결과가 잘 들어 맞았다”라며 “그렇게 나오는 이유에 대한 우리는 질문을 갖고 있고, 그걸 알기 위해 현재의 데이터를 더 들여다 볼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논문 제1저자인 정민재 연구원은 나중에 내가 만났을 때 “원뿔(cone)모양에서 극초음속 유동의 시뮬레이션을 하고 수치해석을 해낸 건 우리가 처음이라는 데 이번 연구의 의미가 있다”라고 말했다. 정 연구원은 이어 “수치해석을 하면 실험 값과 비교해서 시뮬레이션이 잘 되었는지 확인하게 된다. 우리에 앞서 시뮬레이션을 한 그룹은 실험 데이터와 차이가 많이 났다. 하지만 우리가 얻은 데이터는 실험 값과 잘 맞는 걸로 나왔다”라고 말했다. 지솔근 교수는 “내가 관심 있는 건 경계층 유동의 난류 천이와, 난류 모델 개발 두 가지다. 난류 천이 현상 분야는 학교에 온 2017년부터 저속에서부터 시작해 고속으로 올라왔다. 난류 천이가 특히 중요한 건 고속 유동에서 많이 발생하기 때문이고, 이는 국방 과제와 연결되어 있는 연구이기도 하다”라고 말했다. 지 교수는 “극초음속에서 난류 현상이 알려지지 않은 부분이 많다고 나는 생각한다”며 “난류 모델이 극초음속에서 유동 현상을 잘 예측할 수 있는지에 대해 사람들은 의문점을 많이 갖고 있다. 앞으로 연구할 게 많다”라고 말했다. NASA Ames 연구센터에서 포닥 지솔근 교수는 포스텍 98학번이다. 2005년 미국 텍사스 대학교 오스틴 캠퍼스에 가서 석사-박사 과정 공부를 했고, 이후 캘리포니아 마운틴뷰에 있는 NASA(미국 항공우주국) 에임스 연구센터에 갔다. 박사후연구원으로 일하며 난류 모델 개발을 했다. 이에 앞서 박사 과정 때는 ‘난류 유동 제어’를 했다. 지 교수는 “유동이 박리되는 상황에서 난류가 발생하는데 유동 박리를 어떻게 제어할 수 있나 하는 걸 박사 때 했다. 박사후연구원 때는 난류 유동 제어보다는 기초 연구를 해보고 싶었다”라고 설명했다. “유동제어는 공학 분야다. 어떤 유동 현상이 있고, 그걸 원하는 방향으로 통제해 보려고, 변형시켜 보려고 하는 게 유동제어다. 그런데 난류라는 건 상당히 고전적인 연구 분야이고, 수학과 물리쪽에서부터 시작했다. 이런 맥락에서 나는 난류 모델을 개발하는 연구를 하면 난류의 펀더멘탈한 연구를 경험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NASA 에임스 연구센터는 미국 항공우주국에서 유체역학, 또는 항공기 관련 공기 역학을 연구하는 두 곳 중 한 곳이다. 에임스 연구센터는 구글 바로 옆에 있고, 다른 연구소는 미국 동부 버지니아에 있는 랭리(Langley) 연구센터다. 에임스 연구센터에서 3년 있었고, 광주과기원에 오기 전에 또 미국 동부 코네티컷의 이스트하트퍼드에 있는 기업에 들어가 일했다. 유나이티드 테크놀로지라는 기업이다. 낯선 이름. 지 교수는 “뭘 하는 회사인지 잘 모를 것”이라며 “이 밑에 있는 자회사라고 해야 하나, 자회사 중의 하나가 프랫&휘트니(Pratt & Whitney)”라고 말했다. 프랫&휘트니는 들어봤다. 항공기 엔진 만드는 세계적인 기업이다. 지 교수에 따르면 프랫&휘트니는 전투기 엔진과 같은 고출력 고사양 엔진에 특화되어 있고, GE는 주로 민항기 엔진을 만들며, 특히 고효율 엔진에 특화 되어 있다. 지 교수는 가스 터빈 엔진의 유동 관련 연구를 했다. 또 헬기의 날개 블레이드에서 발생하는 유동 연구를 했다. 당시 유나이티드 테크놀로지는 시코르스키 헬리콥터를 만들었다. 시코르스키 헬기 중 하나가 블랙호크이고, 미국 대통령이 타고 다니는 헬기인 마린 원이 시코르스키 제품이다. 지금 시코르스키는 미국 방위산업 기업인 록히드 마틴으로 넘어갔다. 지 교수는 “산업 현장에서 재밌는 연구를 했다”고 말했다. 사사 이 연구는 40.4억원을 2022년~2025년간 정부(방위사업청)의 재원을 받아 국방과학연구소의 지원으로 수행된 미래도전국방기술 연구개발사업(No.915067201)입니다.
누리온 슈퍼컴퓨터로 수행한 중금속 노출과 그것이 APOC3, CFAI, ZA2G에 미치는 효과 연구
요약 한국 최초 다중오믹스로 환경독성 경로 규명: 서울대 원성호 교수팀이 제련소·폐광 지역 주민 294명을 대상으로 중금속 노출이 유전체→단백체→대사체에 미치는 연쇄반응을 세계 최초로 완전 추적함. KISTI 슈퍼컴퓨터로 5페타바이트 규모의 다중오믹스 데이터를 분석해, 중금속이 간 기능에 손상을 주는 분자 수준의 경로를 명확히 밝혀냈음. Journal of Hazardous Materials (2025) 게재. 원성호 서울대학교 보건 대학원 교수는 “생물통계”를 연구한다. 생물통계는 통계학 분야이고, 생물 현상이 연구 대상이다. 원 교수는 7월 7일 KISTI(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와 만나 “나는 생물 데이터를 분석하고 분석 기법을 만든다. 이번 논문은 그중에서 데이터 분석 논문이다”고 말했다. 원 교수를 KISTI가 찾아간 건 그가 환경 분야의 학술지 《Journal of Hazardous Materials》(‘위험 물질 학술지‘라는 뜻, 영향력지수 12.2)에 지난 해 11월 20일 발표한 논문 이야기를 듣기 위해서다. 논문 제목은 ’중금속 노출과 그것이 APOC3, CFAI, ZA2G에 미치는 효과‘(Heavy metal exposure and its effects on APOC3, CFAI, and ZA2G)이다. 연구는 과거에 광산, 제련소와 같이 산업 활동으로 인해 환경오염이 우려되는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했다. 이들이 중금속에 노출됐는지를 알아보려면, 어떤 생물지표의 수치를 확인해야 하는가 하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거다. 그 결과, APOC3, CFAI, ZA2G와 같은 유전자의 발현과 대사물질에 의미 있는 변화가 있다는 걸 확인했다. 논문 저자는 모두 17명이다. 제1저자는 김남은 박사(원성호 교수 그룹)이고, 교신저자는 원성호 교수와 강원대학교병원 김우진 교수(호흡기내과)다. 원 교수는 어떻게 해서 춘천 강원대학교병원에서 일하는 호흡기내과 교수와 협업을 하게 되었을까? 그게 우선 궁금했다. 공동연구자와의 인연 이번 연구는 한국환경산업기술원(KEITI)의 과제다. 과제 책임자는 홍영습 동아대학교 의대교수(환경역학)이다. 원성호 교수는 김우진 교수가 연결해서 과제에 참여했다. 원 교수는 “김우진 교수님과는 관계가 좀 길다”라며 자신이 미국 보스턴의 하버드 대학교(보건대학 생물통계학과)에서 박사후연구원할 때(2008~2009년 8월) 알게 되었다고 했다. 하버드대학교 지도교수(Christoph Lange)는 당시 보스턴의 브리검 여성병원에서 만성폐쇄폐질환(COPD) 환자를 진료하는 의사인 마이클 조(Michael Hyosang Cho) 교수와 협업을 했다. 하버드 대학교 의대 교수인 마이클 조 교수 실험실에 당시 김우진 교수가 있었다. 조 교수는 한국계다. 그런 인연으로 원 교수는 김 교수를 알게 되었다. 원 교수는 연구년을 맞아 2018년 다시 하버드대학교로 갔고, 그때 김우진 교수도 보스턴으로 연구년을 와서 교류가 이어졌다. 오믹스란? 두 사람의 연구 접점은 무엇일까? 원 교수는 “내가 환경 쪽을 하게 된 건, 김우진 교수님을 통해서다. 김 교수님은 환경유해인자 노출과 오믹스(Omics) 연구에 관심을 많다”고 말했다. 오믹스는 생명체의 후성유전체, 유전체, 전사체, 단백질체, 대사체 등 여러 생체 분자 집합체를 연구하는 분야다. 가령 유전체학(Genomics)은 유전자 전체의 집합인 유전체를 연구하고, 전사체학(Transcriptomics)은 유전체로부터 만들어지는 mRNA분자들이 모두 무엇인지를 들여다 본다. mRNA가 특정 세포들에서 뭐가 만들어지는지를 알면 생명 현상에 대해 판단할 수 있는 좋은 정보가 되기 때문이다. 또 단백질체학(Proteomics)은 특정 세포가 만드는 단백질을 파악하는 게 목적이고, 대사체학(Metabolomics)은 특정 세포가 어떤 대사물질들을 만들어내는지를 본다. 오믹스 데이터 하나를 보는 게 단일 오믹스이고, 여러 오믹스 데이터를 같이 보면서 생명 현상을 다각도로 살피는 걸 다중오믹스(Multiomics)라고 한다. 호흡기내과 의사인 강원대병원 김우진 교수는 호흡기 쪽에서 오믹스 데이터 생산을 많이 하고, 자신은 직접 데이터 분석을 하는 건 아니다 보니, 이 일을 할 팀이 필요하다. 그래서 원성호 교수와 협력하게 되었다. 원 교수의 하버드대학교 박사후연구원 시절 지도교수도 마찬가지 이유로 브리검여성병원의 의사인 마이클 조 교수와 협업을 했다. 과제의 목표 환경산업기술원 과제의 목표는 환경 유해인자에 사람들이 얼마나 노출되었는지를 측정할 수 있는 지표 발굴이었다. 특히 중금속이라는 환경유해인자에 노출될 수 있는 제련소와 폐광이 있는 지역 거주자를 대상으로 했고, 또 이런 시설이 없는 정상 지역에 거주하는 사람해서 모두 294명을 비교 연구했다. 이들을 대상으로 카드늄과 같은 중금속 노출량을 산출했고, 관련 있는 오믹스 표지자(marker)를 발굴하면, 그걸 갖고 환경 유해인자 노출량을 판단할 수 있다. 오믹스 기반의 표지자를 찾는 게 이번 연구의 목표였다고 원성호 교수는 설명했다. 원 교수는 “환경 유해 인자 노출 연구가 굉장히 어렵다”라며 다음과 같이 설명을 이어갔다. “예를 들어 단순하게 핏속의 카드늄 농도를 측정하고, 측정 시점에서 사람들의 비만과 간 수치가 어떻게 되는지를 파악할 수 있다. 하지만 이들이 환경 유해 인자에 노출된 것과, 암이나 다른 질병 발생과 관련짓기는 쉽지 않다. 일단은 환경 중금속 노출량 측정 자체가 쉽지 않다. 그런데다 질병 발생량을 계산하려면 장기간 추적을 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장기간 추적이 어렵다. 두 번째 문제는 유해인자가 질병에 영향을 미치는 걸 직접적으로 평가해야 하나, 이게 어렵다. 예컨대 오믹스에 어떤 변형을 초래하는지를 봐야 한다. 후성유전체를 본다고 하면, 유전체내 특정 유전자의 메틸화 수준이 어떻게 바뀌면 건강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알아내야 한다. 오믹스를 연계해서 분석하기 시작한 게 최근에 가능해졌다. 10년 정도 되었다.” 멀티 오믹스 데이터는 흔치 않다 원성호 교수는 “다중오믹스 데이터를 만들어서 그걸 기반으로 환경유해인자가 질병 발생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건 한국에서는 거의 처음이다”라고 말했다. 단백체, 유전체, 대사체, 후성유전체를 각각 따로 보는 경우는 많았으나 다중오믹스 데이터 생산과 분석은 거의 없었다. 원 교수는 “다중오믹스를 보는 게 중요한 이유는, 예를 들면 이렇다”면서 “유전자가 있으면 이것에서 전사체(mRNA)가 만들어지고, 이거로부터 단백체가 나오고, 단백체가 대사체 합성에 영향을 주고, 이렇게 해서 질병까지 경로가 이어진다”고 말했다. 원 교수는 이어 “오믹스 사이에는 이와 같은 네트워크가 존재하며, 생체에 미치는 어떤 효과를 규명하려면 오믹스간의 네트워크를 같이 봐야하고, 이를 정밀하게 보는 게 이제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원 교수는 “이번 연구는 다중 오믹스 수준에서 연구를 해서, 환경 유해 지역에 거주함으로 인해 다중오믹스가 달라지고 실제 임상 지표에 변화가 어떻게 생기는지를 규명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원 교수 연구의 전체 그림 원성호 교수는 다중오믹스로 환경 질환 연구를 하기 전에는 단일 오믹스를 갖고 환경 질환 연구를 했다. 4,5년 전쯤에 산모로부터 제대혈을 얻어 메틸화 정도를 보는 후성유전체 데이터를 만들었고, 메틸화 수준과 관련이 있는 마커를 찾는 연구를 했다. 산모의 특정 유전자가 얼마나 메틸화가 되어 있나를 보고, 그와 산모가 낳은 영유아의 질환 발생과의 관계가 어떻게 되는지를 분석했다. 이 연구가 정확히 언제 수행한 것인지를 원 교수에게 물었다. 그는 “랩에 학생이 20명 된다. 그러니 1년에 논문에 20~30개씩 나온다. 정확히 논문이 출판된 연도를 모두 기억하기가 쉽지 않다. 지금도 내가 봐야 하는 논문 초안이 6개 정도 된다”고 말했다. 원 교수는 학생들과 오믹스 연구를 여러 개 수행하고 있다. 천식 표지자 발굴 연구가 그 중의 하나다. 이 연구는 5년 전부터 아산병원 교수와 함께, 한영연구재단 과제를 받아 수행했다. 이 과제가 끝나고 또 아산병원 알레르기 내과의 김태범 교수와 오믹스를 갖고 환경 유해인자가 천식에 영향을 주는 걸 확인하기 위한 생체 지표가 무엇인지를 찾아내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보건산업진흥원 과제다. 그는 천식 외에는 알츠하이머, 암 오믹스(유방암, 위암 등) 연구도 하고 있다. 알츠하이머와 암은 유전체 데이터를 보고 질환 위험도를 산출하는 연구다. 질병 말고 원 교수의 연구의 주요 축은 무엇인가? 그는 “데이터 분석 알고리듬을 만드는 걸 조금씩 하고 있다. 통계 데이터 처리니까, 통계 알고리듬 만들고 패키지 만드는 일을 한다”고 말했다. 학생들이 하는 일 기준으로 데이터 분석과 알고리듬 만들기 만들기라는 원 교수 연구의 두 축은 몇 대 몇으로 수행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까? 원 교수는 이에 대해 “그렇게 구분하기는 애매하다. 박사 졸업하는 학생들은 알고리듬을 개발하고, 그걸로 질환 몇 개를 분석하는 연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가 연구 책임자(PI)로서 수행하는 과제는 유전자체 기반의 오믹스 연구이고 한국연구재단의 중견 과제다. 5년 과제이고, 유전자를 활용해 암과 만성 질환에 대한 PRS(Polygenic Risk Score, 다중 유전자 위험 점수) 기반의 예측 모형을 만드는 일을 하고 있다. 동아대-강원대-서울대의 협업 원성호 교수가 학술지 《Journal of Hazardous Materials》에 발표한 논문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진행됐을까? 동아대학교 홍영습 교수 팀이 환경 취약 지역과 정상 지역을 찾아 혈액 샘플과 샘플 관련 역학 정보 수집을 했다. 환경역학자인 홍 교수가 수집한 혈액 샘플을 강원대학교병원 김우진 교수에게로 갔다. 김 교수가 받아 혈액에서 DNA를 뽑아내는 등 오믹스 데이터 생산을 위한 작업을 했다. 유전체 정보 추출 작업은 전문업체 마크로젠과 DNA링크에 보내 맡겼다. 후성유전체 데이터는 중앙대학교 팀에서 만들었고, 단백체 데이터는 을지대학교 그룹이 만들었으며, 대사체 데이터는 아산병원 그룹이 진행했다. 이들이 생산한 원 데이터는 모두 원성호 교수에게로 갔다. 다른 그룹에서 보내온 데이터가 일부 문제가 있는 경우가 있다. 데이터가 일부 잘못 입력되었다든가, 다른 샘플들 끼리 잘못 묶일 때도 있다. 이런 걸 확인하는 작업을 ‘전 처리’에 해당한다. 전 처리 과정에서 문제를 발견하면, 데이터를 생산한 쪽에 확인해달라고 요청한다. 이런 과정에 시간이 꽤 들어간다. 원 교수는 “사람이 하는 일이다 보니 100% 정확하지는 않았다”면서 “코딩 에러와 같은 것들이 3~4%는 있었다”고 말했다. 2018년 창업 이런 작업, 즉 역학 데이터를 정제하는 프로그램을 원 교수는 개발한 바 있다. 이런 프로그램을 QC 파이프라인이라고 하며, 원 교수가 만든 QC파이프라인 이름은 렉스-QC다. 역학 데이터에 코딩을 잘못 한 게 있는지를 탐색해주는 프로그램이고, 이걸 갖고 질병 관리청 사업을 많이 수행했다. GUI환경에서 데이터를 분석해주는 프로그램은 렉스-PRO이고, 이를 기반으로 그는 2018년 스타트업인 ‘렉스소프트’(RexSoft)를 창업했다. 렉스-PRO는 마이크로스프트의 스프레드시트 프로그램인 엑셀에 바로 붙여 쓸 수 있다. 이런 프로그램을 ‘add-in’이라고 하며, 소프트웨어에 기능을 추가하는 거다. 이걸로 연구한 논문은 2024년 8월 기준 240~250편이 나왔다. 이걸 클라우드 형으로 변환시켜 내놓은 게 클라우드 기반 솔루션(렉스-WBS)이며, 이 제품은 질병청에 납품했다. 질병청의 한국인유전체역학조사사업(KoGES) 공유 활용 플랫폼인 OPEN KoGES의 솔루션으로 들어갔다. 원 교수 팀은 렉스-QC를 갖고, 여러 기관으로부터 넘겨받은 오믹스 데이터 전처리 작업을 진행했고, ‘표준 코드북’을 만들었다. 엑셀로 표준 코드북을 만들면 그걸 렉스-QC에 넣어서 돌리고, 그러면 어디에 에러가 있는지를 바로 탐색할 수 있다. 에러를 발견할 경우, 데이터 생산 팀에 확인 요청을 하게 된다. 이 과정이 ‘전처리’ 작업 중 ‘임상지표 전처리‘에 해당한다. 오믹스 데이터 전 처리 원성호 교수팀은 ‘임상지표 전처리‘ 작업이 끝나자 ’오믹스 데이터 전처리’에 들어갔다. 여러 기관으로부터 받은 오믹스 데이터의 원시자료는 바로 분석을 위해 사용할 수 없다. 예컨대 마이크로어레이 정보의 경우 cel파일, 시퀀싱 자료의 경우 FASTQ 파일이 생성되는데, 이러한 데이터를 활용하여 분석하기 위해서는 각 서열의 염기정보를 파악할 수 있는 VCF파일로 가공해야 한다. 이러한 과정을 오믹스자료의 전처리(pre-processing)라고 한다. 예를 들어 마이크로어레이 SNP칩 자료는 다음과 같은 과정으로 생산된다. 조사 대상자인 주민 294명이 갖고 있는 2만 개가 넘는 유전자 각각은 사람마다 조금씩 다르다. 같은 유전자라고 해도 사람마다 조금씩 변이가 있고, 그렇기에 키가 작고 큰 사람이 있다. 이 유전자 유형(SNP) 정보는 SNP마이크로 어레이라는 장비를 사용해 얻어낸다. SNP(단일염기다형성)마이크로 어레이라는 칩 위에 주민들의 DNA를 올리고 일정한 시간이 지난 후 처리하여, DNA가 SNP마이크로 어레이 내부의 프로브(탐침) 중 무엇과 강하게 결합했는지를 알아낸다. SNP마이크로 어레이 내부에 구멍이 수 십 만 개 있다. 그러면 각각의 유전자가 어떤 SNP변이를 갖고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확인은 스캐너로 각 프로브 위치의 형광 세기를 추출하는 방식으로 이뤄지며, 데이터는 cel파일로 나온다. 다시 설명하면, 사람 유전체(genome)에 유전자 수는 2만~2만5000개라고 추정되나, 원 교수가 알아내려는 유전자들의 종류는 SNP다. SNP는 유전자 문자 4개(A,T,G, C) 중 하나라도 바뀐 지점을 딱 알아내 특정하는 거다. 원 교수팀이 이제 해야 하는 일은 ‘변이 검출’(variant calling)이라고 한다. cel 확장자로 끝나는 숫자 데이터를, 생명체의 유전 문자인 ATGC로 변환해야 한다. 원 교수는 “cel 파일은 원시 데이터라서 그냥 봐서는 해석이 불가능하다. 이걸 전처리해서 ACGT에 해당하는 데이터로 바꿔야 한다. 이걸 우리가 했다”고 설명했다. 여러 기관에서 들어오는 모든 오믹스 데이터를 ATGC에 해당하는 데이터로 바꾸려면 이를 위해 1차적인 가공 작업을 해야 한다. 원 교수는 “데이터 전처리에 시간이 많이 걸린다. 특히 NGS(차세대염기서열판독법) 데이터의 경우에는 시간이 굉장히 많이 들어간다. 그래서 KISTI 국가슈퍼컴퓨팅센터의 자원을 이용해야 했다”고 말했다. KISTI 국가슈퍼컴퓨팅센터는 왜 이용? 원성호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KISTI의 슈퍼컴퓨팅 자원(28만8000노드 시간)을 사용해 다중 오믹스 데이터를 처리했다. KISTI는 슈퍼컴퓨터 자원 할당 프로젝트에 대해 고유식별번호를 부여하며, 이를 사사번호라고 한다. 원 교수 프로젝트는 사사번호가 KSC-2023-CRE-0117이다. KSC는 KISTI SuperComputing Center의 약어이며, 2023은 원 교수가 슈퍼컴퓨팅 자원을 할당받은 연도를 가리킨다. CRE는 Computational Research Enhancement의 줄임말인데, 지원 프로그램의 코드다. 0117은 원 교수 프로젝트 번호다. 원 교수는 “우리가 KISTI 슈퍼컴퓨팅 자원을 5000명 정도의 전장 유전체 시퀀싱(Whole Genome Sequencing, WGS) 데이터 가공에 사용했다”라며 자신의 옆에 있던 KISTI 권오경 책임연구원에게 “저희가 실질적으로 하드 용량을 5 페타 받았느냐”라고 물었다. 권 책임연구원이 그렇다고 말했다. 원 교수는 이어 “5 페타를 꽉 차게 썼고, 지금도 몇 백 명 정도의 ‘변이 검출‘이 덜 끝나 일을 계속하고 있다”라며 “그런데 이번에 추가로 25구좌를 받으면 그 작업이 다 끝난다. 그러면 한국인 유전체에 대한 레퍼런스 맵(reference map)으로 앞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원 교수는 이번 중금속 유해인자 관련 생물 지표를 발굴하는 연구에서는 해당 지역에 거주하는 주민과, 정상 지역에 거주하는 사람들 294명을 유전체 정보를 필요로 했다고 앞에서 말한 바 있다. 그런데 갑자기 5000명 정보의 유전체 염기서열은 왜 읽었다고 말하는 것인가? 원 교수는 “이번 연구와 상관 없이 다른 연구를 또 하고 있다. 여기서는 한국인 5000명의 전장 유전체 데이터를 만들었고, 이 데이터는 ‘대입’(imputation)을 위한 파이프라인으로 쓸 수 있다”고 말했다. ‘대입’은 통계학에서 누락된 데이터를 추정하여 채워 넣는 과정을 말한다. 원 교수에 따르면, 누락된 값을 추정하여 채워 넣는 작업이 유전체 데이터 처리에도 필요했다. 유전체 오믹스 데이터는 SNP마이크로 어레이라는 칩을 사용하여 얻어냈는데, 이 칩은 전체 유전체 정보를 알려주지 않고 50만~60만 개의 유전자 형(SNP) 정보만 알려준다. 이와 반대로 원 교수가 KISTI 슈퍼컴퓨팅 자원을 갖고는 5000여명의 전장 유전체 정보를 얻어냈다. 그러면 이 5000여명의 전장 유전체 정보는, SNP 데이터에 빠진 정보를 채워 넣는데 사용할 수 있다. 앞에서 언급한 ‘대입’은 바로 이 작업을 가리킨다. 원 교수는 “예를 들면 첫 번째 유전자를 이루는 첫 문자가 a인데 레퍼런스 데이터를 보면 그 다음 문자는 c이더라. 그걸 파악을 해야 SNP으로 얻어낸 자료로는 모르는 유전자 문자를 추정할 수 있다. 이런 imputation(대입)을 하기 위해 레퍼런스 데이터가 필요하고, 이를 위해 우리가 5000명의 전장 유전체 데이터로 레퍼펀스 데이터를 이번에 구축한 거다”라고 말했다. 원 교수는 “이번에 우리가 만든 레퍼런스 데이터는 아시아인에 특화되어 있고, 기존 데이터 보다 더 정확하다”고 자랑했다. 미국에서 나온 레퍼런스 데이터는 백인 위주로 되어 있으니, 한국인에 적용하려면 정확도가 조금 떨어지는 게 있다. 5000명 유전체 정보를 구축하는 작업은 범유전체(pangenome) 레퍼런스 만들기라고 그는 표현했다. “KISTI 슈퍼컴퓨팅 자원이 중요하다” 원성호 교수는 “연구실에 있는 PC를 갖고 범유전체 레퍼런스 만들기를 했으면, 100년은 걸렸을 것”이라고 말했다. 원 교수는 2023년부터 본격적으로 KISTI 슈퍼컴퓨터를 쓰기 시작했고, 그 전에는 그런 게 있는지 몰라서 사용하지 못했다고 했다. 또 당시는 계산량이 지금처럼 많이 필요하지는 않았다. 원 교수는 “내 연구 범위가 넓어지고, 최근 몇 년 사이에 데이터 분석 건수가 굉장히 많아지고 데이터 규모가 커졌다. 이에 따라 슈퍼컴의 리소스 필요성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면서 “연구하는 학생들이 컴퓨터 엔터 키를 누르고 두 세 달 뒤에 결과가 나오면 그 만큼 시간을 까먹지 않겠느냐. 결과를 빨리 봐야 하고, 그러니 대용량 리소스가 없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는 계산 자원이 많이 필요하고 그걸 할 수 있는 자원을 찾다가 KISTI를 알게 되었다. 주변의 통계학자들이 소개해 줬다. 그래서 내가 2년 전에 대전 KISTI를 방문해, 협조를 부탁했다”고 말했다. 이 말을 듣고 권오경 책임연구원은 “당시에 교수님 말씀을 듣고 KISTI에 신청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소개해 드렸다”고 설명했다. KISTI 슈퍼컴퓨팅 자원을 무료로 쓸 수 있는 프로그램에 선정되는 경쟁률은 2 대 1이라고 알고 있다고 원 교수는 말했다. 그는 “신청했으나 지금까지 몇 번 떨어지기는 했지만, 일단 이용하게 되면 정말 좋은 계산 자원이다”라며 “계산 자원을 더 많이 받고 싶다. 물론 우리만 쓸 수는 없겠지만, 자원이 더 늘어나면 좋겠다”고 말했다. 원 교수의 대학원생 제자들은 일단 연구실에 있는 리눅스 컴퓨터를 쓴다. 이 리눅스도 충분하지 않아, 예약을 해야 사용하고 있다. 월별로 예약을 받고 있다. 원 교수는 “KISTI의 슈퍼컴퓨팅 자원 규모를 한 10배 쯤 늘리고 연구자들이 신청하면 쉽게 사용할 수 있으면 좋겠다. 국가가 계산자원에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구 성과 이런 과정을 거쳐 ‘중금속 노출과 그것이 APOC3, CFAI, ZA2G에 미치는 효과‘라는 논문이 탄생할 수 있었다. 1차 데이터는 3년 전 쯤에 나왔으며, 이 데이터로 작업한 게 《Journal of Hazardous Materials》에 논문으로 나온 거다. 또 최종 데이터가 올 초에 나왔고, 이 데이터는 1차 데이터에 비해 두 배 크기다. 이걸로 작업을 해서 좀 더 신뢰할 수 있는 분석 결과가 있는지를 지금 살피고 있다. 원성호 교수는 통계학자이지, 의학자는 아니다. 데이터 분석을 하는 데 의학자의 도움을 받았을 것 같다. 이에 대해 그는 “가설지향적 접근법(Hypothesis-driven)으로 할 수도 있고, 특정 가설 없이 분석을 할 수도 있다(Hypothesis-free). 이번 연구에서 우리는 순수하게 데이터 분석만으로 결과를 뽑으려고 했다”고 말했다. 혈액 속에 어떤 중금속이 있는지를 측정하고 이를 분석했다. 동아대학교 병원 팀이 혈액 속의 중금속 수치를 30~40개 뽑아놓은 게 있었고, 이를 참고해서 원성호 교수팀이 분석을 했다. 그래서 얻어낸 의미 있는 결과는, 논문 제목에 들어 있는 APOC3(아포지 단백 C3), ZA2G(아연-알파-2-글리코프로테인), CFA1(보체인자 1)과 같은 단백질이 주민들의 세포에서 얼마나 만들어지는지, 그게 중금속 노출이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걸 알아낸 거다. 다음은 원 교수 설명이다. “예를 들면 혈액 속 중금속인 카드뮴과 APOC3 단백질이 만들어지는 수준 간에 관계가 있었다. 그리고 APOH 유전자의 메틸화 정도와 APOC3 단백질이 만들어지는 수준 간의 관계를 봤다. 메틸화가 많이 되면 APO3단백질이 간에서 적게 만들어진다. 이 부분은 기존 연구에서 보고되었는데, 그것과 우리의 발견이 맞는다는 것이 굉장히 의미 있다고 생각했다. 그 다음에 APO3 단백질 수치가, 일부 대사체 농도에 변화를 주는 걸 확인했다. 세로토닌(호르몬, 신경전달물질), 3PG(3-인산글리세르산), IMP 단백질은 간의 당대사경로에 영향을 미치는 대사물질로 알려져 있다. 다시 말하면 특정 혈중 중금속 농도가 높으면 후성유전체에 영향을 주고 또 후성휴전체와 단백체와 연관이 있고, 그리고 단백체와 대사체가 관련이 있다는 일련의 경로가 확인된 거다. 종전에는 이런 경로를 건너뛰고, 가령 혈액속의 카드늄 농도와 간 기능과 관련이 바로 말했다. 중간에 무슨 일이 있는지를 설명하지 못했다.“ 원성호 교수는 “논문 단독 제1저자인 김남은 박사가 고생을 많이 했다”면서 “오믹스 별로 학생들이 나눠 맡아 진행했기에 우리 팀이 다 고생했다”고 말했다. [그림 1. 중금속에 오염되면 사람 몸의 간 기능에 어떤 경로를 거쳐 문제를 일으키는지를 보여주는 흐름도. 중금속 오염(Heavy-metal pollution) 시, 혈액속의 카드늄, 수은과 같은 중금속(Heavy Metals) 농도가 달라지고, 단백질(Proteins), 예를 들면 APOC3, CFAI, ZA2G 합성에 변화가 온다, 이러한 변화는 APOH유전자의 메틸화(Methylation APOH)로부터 동시에 영향을 받는다. 그 결과 대사물질(Metabolites) 합성이 바뀌고 간 기능이 악화(Worsening Liver Function)될 수 있다. 빨간 화살표는 증가 방향, 파란 화살표는 감소 방향.] [그림 2. APOH단백질의 후성유전학적 변화, 즉 메틸화가 APOC3, CFA1, ZA2G 단백질에 영향을 주고, 또 이는 대사물질인 3PG, 세로토닌(Serotonin), IMP 생산을 다르게 한다. 이런 대사물질 생산량의 변화는 간에 있는 전체 단백질(total protein), 칼슘(Calcium), 알부민(Albumin), LDH 수치를 다르게 해서, 간 기능의 악화로 연결된다. 빨간 화살표는 증가 방향, 파란 화살표는 감소 방향.]
뉴론 슈퍼컴퓨터와 심층신경망으로 구현한 리튬이온 배터리 P2D 시뮬레이션
요약 리튬이온 배터리 시뮬레이션 혁신: 서울대 홍영준 교수팀이 KISTI 슈퍼컴퓨터 뉴론을 활용해 신경망 기반 유사2차원(P2D) 리튬이온 배터리 모델의 정·역방향 시뮬레이션에 성공함. 물리정보신경망(PINN)을 통해 충·방전 과정의 거동을 정밀 예측하고, 역문제를 통해 전극 구조의 최적화 조건을 규명함. 이 접근법은 전지 상태 추정과 설계 효율을 크게 높이며, 다물리·다층 경계면이 얽힌 문제로 확장 가능한 범용 AI 기반 물리 해석 프레임워크로서 다양한 물리방정식 문제에 적용될 전망임. 또한 연산자 학습(Operator Learning) 기법으로 실시간 전지 상태 예측 가능성을 제시하여 배터리 설계 효율을 크게 향상시킴. Computer Methods in Applied Mechanics and Engineering (2025) 게재. 서울대학교 수리과학부 홍영준 교수 홈페이지의 전공 영역을 보고 고개가 갸우뚱해졌다. 기계학습과 과학적 컴퓨팅(Scientific Computing)을 연구 분야를 하는 수학자가 있을 거라고 생각 못한 탓이다. 기계학습은 컴퓨터과학과 교수가 하는 걸로 생각했다. 지난 11월 3일 서울대학교 27동 건물 3층으로 홍영준 교수를 찾아갔을 때 그 지점부터 물었다. 홍 교수는 KISTI(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와 만나 “학문 간 칸막이가 한국에는 일정 부분 있다. 너는 수학자야, 너는 물리학자이고, 너는 화학자, 기상학자라고 구분한다. 해외의 학계에서는 칸막이가 잘 없다”라며 “그렇기에 미국/유럽에서는 굉장히 자유로운 토론이 벌어진다”라고 말했다. 홍 교수는 이어 “내가 기상 관련 방정식을 박사과정 때 연구했는데, 이와 같은 문제를 최초로 컴퓨터를 이용해서 계산 했던 분이 폰 노이만(1903-1957, 미국)이다”라며 “그렇다면 폰 노이만은 수학자도 되고, 물리학자도 되고, 기상학자, 컴퓨터 공학자도 되는 거다. 그런 분들이 (다학제 연구의) 뿌리다”라며 다음과 같이 말을 이어갔다. “예를 들면 똑같은 주제를 갖고 누군가가 자신이 만든 기상 방정식이 수학적으로 유일성이 있는 것인가를 증명하려고 한다면, 그건 이론 수학자가 관심 있어 하는 일이다. 이걸 컴퓨터로 시뮬레이션 해야지 하면 그건 응용수학자가 관심 있어 하는 일이다. 시뮬레이션 결과를 가지고 현상을 분석을 한다면 기상학, 공학 분야에서 관심을 가지는 주제로 넘어가는 거다. 미국수학회(AMS)의 분류 카테고리를 보면 지구물리유체역학(Geophysical fluid dynamics)이 있다. 유체역학은 기계과도 하고, 물리과, 수학과도 한다. 각자 관심 있는 부분이 조금씩 다를 뿐이지, 알아내길 원하는 진리는 사실 같다.” 홍 교수는 “나는 다학제 연구를 좋아한다”라며 “협업하는 분 중에 기상학자도 있고, 기계공학자, 전자공학자, 컴퓨터 공학자도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응용수학이라는 도구가 다양성이 있고, 어떻게 보면 엔진이다. 엔진을 만들면 트럭에도 넣을 수 있고, 승용차에도, 경운기에도 넣을 수 있다. 그래서 나는 코어(core, 핵심) 엔진 개발하는 일에 관심이 많다”라고 말했다. 인공지능이라는 도구가 개발되면서 협업이 더 쉬워졌다. 홍 교수는 “과거에는 내가 연구하는 기술을 갖고 가서 얘기하면 상대방이 ‘우리는 이런 방법을 사용하지 않아요’라고 말하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 협업이 힘들었다. 요즘은 누구나 인공지능을 사용하니까, 그리고 나도 데이터를 다루니 연구자들을 연결하는 공통 언어가 생겼다. 다분야 협업이 크게 용이해졌다”라고 말했다. 슈퍼컴퓨터로 리튬 배터리 연구 홍영준 교수를 찾아간 건 그가 KISTI의 슈퍼컴퓨팅 자원을 이용하여 리튬 배터리 연구를 했기 때문이다. 연구 결과는 지난 4월 네덜란드 엘즈비어 출판사가 발행하는 학술지 《Computer Methods in Applied Mechanics and Engineering》 (구글 스칼라 기준 계산수학 분야 1위 저널)에 실렸다. 논문 제목은 ‘신경망을 이용한 리튬이온 배터리의 유사2차원 모델을 정방향과 역방향으로 시뮬레이션하기’(Forward and inverse simulation of pseudo-two-dimensional model of lithium-ion batteries using neural networks)다. 논문의 Acknowledgements(감사의 말)에 “National Supercomputing Center로부터 슈퍼컴퓨팅 자원과 기술 지원까지 제공받았다(KSC-2023-CRE-0334)”라고 써 있다. 논문 저자는 6명이다. 교신저자는 홍영준 교수이고, 제1저자 두 사람(이명수, 오재민)은 홍 교수 제자들이며, 다른 세 사람은 현대자동차 남양연구소 소속이다. 홍 교수가 서울대로 오기 전 KAIST에 있을 때(2023-2024) 현대차 연구소 측에서 연구를 제안해 왔다. 현대차는 그간 외국에서 리튬 이온 배터리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을 구입하여 사용하였다. 이걸 바꿔 자체적으로 만들어보려고 했고, 거기에 더해 인공지능을 통해서 만들어 보면 어떻겠느냐고 홍 교수에게 말했다. 홍 교수는 이와 관련 “인공지능을 통해서 만들면 애플리케이션(응용)이 무궁무진해진다. 나중에 생성 모델 같은 것까지도 올라갈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홍 교수는 인공지능을 통해 편미분방정식을 푸는 일을 오래전부터 해왔으니, 현대차의 배터리 연구자는 그 일을 제안해 온 거다. 홍 교수는 “나는 이런 방정식을 많이 해봤다”라고 말했다. 그는 뭘 했다는 것인가? 설명해달라고 요청했다. 폭우 연구 홍영준 교수 연구실의 책장에 놓인 ‘패’가 눈에 뜨였다. ‘ASTRA’ ‘CLIMCAST’라는 글자가 써 있다. 정부는 R&D 혁신을 위해 미국 국방고등연구계획국(DARPA) 식의 책임 PM(program manager) 제도를 2024년에 시작한 바 있다. ‘한계도전 R&D프로젝트‘(ASTRA)라는 이름이었고, 그 중의 하나가 ‘CLIMCAST’(과학기계학습을 이용한 극단 기후·기상변화 예측 및 재난위험 맵핑 기술)이다. CLIMCAST 책임 PM이 있고, 홍영준 교수는 이 과제의 세 개 세부 과제 중 하나인 ‘폭우‘를 책임지고 있다. 폭우 과제의 정식 이름은 ’소규모 데이터를 활용한 과학적 기계학습을 통한 극단적 폭우 예측‘이다. 2024년부터 시작한 4년 과제다. 홍 교수가 2023년 7월 15일 청주시 오송 궁평2지하차도 침수 사고 건에 대해 말했다. 집중 호우로 인근 미호강이 범람했고, 차량 17대가 물에 잠기면서 차에 있던 14명이 사망했다. 홍 교수는 “지구 온난화로 인해 한국에서도 국소 지역에 폭우가 이렇게 내린다. 1980년대, 90년대 데이터를 갖고는 그런 국지적 폭우를 예측할 수 없다”면서 “나는 미국에서 연구할 때 물리방정식과 데이터를 갖고 수치 예보하는 시뮬레이션을 했다. 그 경험을 이용해서 이번에는 인공지능 기술까지 추가, 국지적 폭우를 예측하는 연구를 진행했다”라고 말했다. 홍 교수는 “오송 참사 때 당시의 기상 레이더 데이터를 받아서 중국 기상 예측 모델, 미국 기상 예측 모델과 우리가 만든 모델과 비교했다. 우리 모델이 외국 모델들이 못 잡은 폭우의 패턴을 더 잘 표현하는 걸 확인했다”라고 말했다. 홍 교수는 연구 결과를 인공지능학술대회에 투고한 상태라고 했다. 이전의 기상 데이터는 별 도움이 안 되니, 데이터가 없어도 예측할 수 있는 모델을 만들었다는 것인가? 이에 대해 홍 교수는 “좋은 데이터가 있다면 도움이 된다”라며 “그러나, 국지성 폭우에는 과거는 물론 최신 데이터도 많이 있는 게 아니다. 국지적인 기상 급변을 예측하려면 데이터와, 과학 지식(기후물리방정식)을 같이 사용해야 한다는 게 나의 주장이다”라고 말했다. 홍 교수는 “다시 말하면 데이터로만 해도 안 되고, 물리식만 해도 안 된다. 두 개를 함께 사용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왜 폭우인가? 홍영준 교수는 “폭우가 매우 어렵다”라고 말했다. 온도는 29도에서 28도로 떨어지고, 또 27도로 떨어진다. 연속성이 있다. 폭우는 다르다. 연속성이 없다. 갑자기 비가 온다. 어려우니, 과제 이름에도 들어가 있듯이 ‘한계에 도전’하는 거다. 홍 교수는 “한계에 도전할 거면 제일 어려운 걸 해야 하지 않겠나하고 생각했다. 그래서 폭우를 했는데 연구를 하면서 많이 고생했다”라고 말했다. 모델에는 ‘해상도’(resolution)라는 게 있다. 외국에서 만든 모델을 보면 해상도가 8km가 넘는다. 8㎞ × 8㎞ 크기의 지역에 내릴 수 있는 폭우를 볼 수 있는 해상도다. 홍 교수 그룹이 만든 모델의 해상도는 4㎞이하라고 했다. 후년차 과제에서는 해상도를 더욱 높여 1㎞-2㎞로 하려고 한다. 박사 때 강우 연구 홍영준 교수는 고려대 수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블루밍턴에 있는 인디애나 대학교 수학과 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했다. 이때는 폭우는 아니고 강우 시뮬레이션을 했다. 홍 교수는 “연구가 재밌었다. 또 도전적이었다”라고 말했다. 한국의 기상청에 해당하는 미국 기관은 NCAR(국립대기연구센터)다. 홍 교수는 콜로라도 볼더에 있는 NCAR 연구자(Joseph Tribbia)와 같이 연구했다. NCAR 연구자는 홍 교수의 지도교수(Roger Temam, 나비에-스톡스 방정식 연구자)와 오래 된 공동연구자였다. 홍 교수는 지도교수에 대해 “수치 해석 그리고 미분방정식의 대가”라고 말했다. 지도교수가 기상학자와 협업하는 걸 보고 그는 많이 배웠다. 그래서 한국에 와서 기상 예측을 수학과에서도 충분이 잘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홍 교수는 박사 때 어떤 강우 시뮬레이션을 했다는 것인가? 홍 교수는 “강우 관련 편미분 방정식 모델을 만들기도 했고, 그걸 수치해석 알고리듬으로 만들어서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만들고 하는 일을 했다”고 말했다. 다시 물었다. 강우 예측 모델을 개선했나? 뭘 발견했나? 이에 대해 홍 교수는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유명한 방정식이 있다. primitive equation(원시 방정식)이다. 유체역학과 기상학, 해양학 등 응용 수학에서 사용하는 비선형 편미분방정식을 모아놓은 집합이다. 질량 보존, 운동량 보존, 에너지 보존과 같은 기본적인 물리법칙을 기반으로 유체의 움직임을 설명하는 수학 모델이다. 여러 버전이 있는데, 우리가 만든 건 강우가 나오는 ‘습도’가 들어간 버전이었다. 산이 있다고 하자. 바람이 불어서 산을 타고 올라간다. 공기가 올라가면서 응축되어 산 사면에 비가 내린다. 바람이 산 마루를 넘어가면 고온건조바람이 된다. 높새 바람이 그거다. 여기에서 중요한 게 비가 오는 것도 중요하나, 고온건조 바람이다. 미국 캘리포니아 산불이 악명 높다. 록키산맥에서 고온건조한 바람들이 캘리포니아 쪽으로 내려가 불이 난다. 한국의 강원도 영동 지방과 똑같다. 미국 캘리포니아 산불은 규모가 크다. 매우 중요한 이슈다. 어느 시점에서 바람이 고온건조해진다는 경고를 미리 주면 통제하기가 낫다. 물을 뿌린다든지, 그런 통제가 가능하다. 습도가 들어가 있는 방정식을 모델링하고, 방정식이 컴퓨터 시뮬레이션한 결과에 맞는가 하는 걸 보였다. 방정식이 안정적이라는 걸 확인했다. 정말로 고온건조 현상을 미리 보여줄 수 있는지를 확인했다. 또 시뮬레이션 과정에서 수치해석 방법을 개발했다. 수학적이고 계산과학적인 작업을 많이 했다.” 기계학습 연구 박사후연구는 시카고에 있는 일리노이 대학교에 가서 했다. 이때 기계학습을 공부했다. 홍 교수는 “박사 때는 과학계산(scientific computing) 쪽으로 했는데, 박사를 받고 나서 그때 기계학습이 크게 이슈가 되었다. 알파고 사건(2016년 알파고가 이세돌 9단을 이긴 사건) 전후였다. 기계학습, 인공지능 관련한 학회가 말도 할 수 없이 많이 열렸다. 학회에 많이 가서 듣고, 연구자들과 교류했다. 같이 공부하고 공동 연구도 시작했다. 방법론을 갖고 연구한 대상을 말하자면, 박사 때는 유체이었고, 박사후연구 때는 파동(wave)이다. 다시 말하면 시카고에서는 플라즈모닉스라는, 재료 과학(material science)쪽 연구를 했다. 플라즈모닉스는 ‘빛과, 금속 표면에 있는 자유전자의 상호작용인 표면 플라즈몬 현상을 이용해 빛을 나노미터 수준에서 제어하고 활용하는 분야’다. 플라즈모닉스 나노 물질이 층층이 쌓여 있고 위 아래로 연결되어 있다고 하자. 빛이 위에서 떨어지면 아래로 내려오면서 공명과 들뜸이 어떻게 일어나는가를 홍영준 교수는 시카고에서 연구했다. 이게 중요한 이유는 태양광 패널에서 좋은 효율을 가진 구조를 찾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미국 정부는 지속가능한 에너지 자원인 태양광 패널 연구를 중시했고, 이로 인해 그는 시카고 인근에 있는 국립아르곤연구소 나노테크놀로지 그룹 리더(Stephen Gray 박사님)와 공동 연구를 할 수 있었다. 당시 그의 멘토 중 한 명인 일리노이 대학교 시카고 캠퍼스의 데이비드 니콜스(David Nicholls) 교수와도 같이 했다. 이때는 ‘수치해석’으로 연구를 했다. 박사후연구를 마치고 그는 2018년 캘리포니아에 있는 샌디에이고 주립 대학교(San Diego State University) 수학과 교수로 자리를 잡았다. 샌디에이고에서는 기계학습 연구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그 결과, 수치 해석으로는 찾아내지 못했던 ‘탐색 공간’(Search Space)을 찾았다. ‘탐색 공간’ 혹은 ‘검색 공간’은 기계 학습 분야에서 알고리듬이 문제 해결을 위해 고려할 수 있는 가능한 모든 해(solution)의 집합을 가리킨다. 홍 교수는 “(기계학습의) 초기 생성 모델인 variational autoencoder(VAE) 을 썼는데, 우리가 물리적으로 찾지 못했던 어떤 search space를 찾아냈다”라고 말했다. 이때의 탐색 공간은 태양광 패널의 성능을 보여주는 구조 디자인의 집합이었다. 홍 교수는 최적의 태양광 성능을 내는 구조를 찾고 있었다, 이전 연구들에서는 변수를 하나씩 대입하며 순차적으로 찾는 방법을 사용했는데, 이를 위해서는 많은 계산량과 시간이 필요하였다. 예컨대 태양광 패널 소재마다 각각의 refractive index, 두께들이 있다. 또 물질에 나노 크기의 굴곡을 줄 수 있다. 굴곡이 300나노미터가 되고, 그게 여러 개 쌓여 배수가 되면 빛 에너지의 공명 현상이 생긴다. 그러면 증폭이 일어난다. 태양광 패널에서 만들어지는 그 에너지를 잡아내면 그게 재생에너지가 된다. 시카고 때와 같은 연구를 했으나, 기계학습이라는 새로운 도구를 사용하니, 샌디에이고에서부터 연구 지평이 달라졌다. ‘스펙트럴 연산자 학습‘ 개발 홍영준 교수는 샌디에이고에서 했던 연구 중 하나가 ‘스펙트럴 연산자 학습’(Spectral Operator Learning) 개발이다. 홍 교수는 “인공신경망을 통해서 미분방정식을 푸는 걸 시도한 거다”라고 말했다. 그전까지는 과학자들은 편미분방정식을 수치 해석을 통해 풀었다. 요즘은 인공지능으로 미분방정식을 푸는 게 일반화되어 있으나, 그가 샌디에이고에서 있을 때(2018-2021)에는 그렇지 않았다. 홍 교수는 “처음 연구를 시작했을 때는 물리정보신경망(Physics-informed neural network, PINN)이나 연산자학습(Operator Network)이 나오기 전이었다. 나는 그걸 인식하지 못한 상태에서 나만의 인공신경망을 개발 했고, 논문으로 출판했다”라고 말했다. PINN이나 연산자 망(혹은 연산자 학습)은 과학과 공학에서 복잡한 물리계를 모델링하고 해석하는 데 쓰는 인공지능 기반 도구다. 홍 교수는 “연산자 학습(Operator Learning)이 나오기 몇 년 전에 내가 스펙트럴 연산자 학습을 개발했다. 르장드르-갈레르킨(Legendre-Galerkin) 방법을 사용했기에 우리는 말을 줄여서 LGNet이라고 불렀다. 나중에 해외에서 이런 쪽으로 나온 걸 알고 보니 ‘연산자 학습’이라고 했다”라고 말했다. 홍 교수도 이후 논문을 내면서는 LG넷이라고 하지 않고, ‘연산자 망’이라는 용어를 집어넣어 이름을 바꿨다. 그래서 ‘스펙트럴 연산자 망‘이라고 한다. 홍 교수는 “당시에는 매우 기초적인 선형 방정식만 풀었다. 이후 꾸준히 연구를 해서 지금은 3차원 나비에-스톡스 방정식까지 풀게 되었다”라며 지지난주에 논문 프리프린트 버전을 아카이브에 올리고, 학술지에 투고를 했다고 했다. 스펙트럴 연산자 망 연구를 내놓을 때 그는 샌디에이고를 떠나 한국으로 왔다. 2021년이었다. 처음에는 성균관대학교(2021-2023)에 왔고, 이후 KAIST(2023-2025)에서 일하다가 2025년 초 서울대에서 일하게 되었다. 기계학습 모델들도 시간이 지나면서 진화했다. 그가 샌디에이고에 있을 때는 ‘초기 생성모델’이 나왔으나, 2020년대 들어 ‘확산 모델’(Diffusion Models)이 나왔다. 홍 교수는 한국에 와서는 확산 모델을 갖고 기계공학자 등 여러 분야의 연구자와 협업하여 관련 논문을 인공지능학술대회 등에 3~4편 발표했다. 현대 차 프로젝트 홍영준 교수를 만나러 간 건 현대자동차와의 협업 프로젝트를 묻기 위해서다. 이를 이해하기 위해 그의 연구 궤적 얘기를 지금까지 들었다. 현대차 연구소 측이 그에게 “배터리 시뮬레이션을 수치 해석을 통해 연구를 하고 있고, 이 프로그램은 외국에서 사온 것이다. 자체적으로 개발하고 싶다. 같이 하자”라고 제안한 바 있다. 자체 개발하는 김에 인공지능을 통해서 하자고도 했다. 그리고 이걸 홍 교수에게 제안하는 이유는 그가 인공지능을 통해 편미분방정식을 푸는 전문가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홍 교수가 지금까지 걸어온 연구 궤적 이야기를 들으니, 그가 어떤 연구를 해왔는지를 어느 정도는 이 글을 쓰는 사람도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이제 리튬 이온 배터리 시뮬레이션 이야기를 홍 교수로부터 청취할 시간이다. 홍 교수 팀이 개발한 건 ‘배터리 충-방전 P2D(Pseudo-2 Dimension)모델 시뮬레이터’다. P2D모델은 오늘날 리튬이온전지 동작을 수학적으로 정밀하게 기술하는 표준 모델. 전지 내부에서 리튬 이온이 어떻게 이동하고 반응하는지를 편미분방정식으로 풀어낸다. 홍 교수는 “연구를 하느라 굉장히 고생했다”라며 다음과 같이 설명을 이어갔다. [그림 1. 위 그림은 리튬이온 배터리를 단면, 즉 2차원 모델을 나타낸다. 음극(negative electrode), 중간재(separator), 양극(positive elctrode)로 구분되어 있다. 홍영준 교수는 최적화된 충전(charge)-방전(discharge) 모델을 찾기 위해 “예를 들면 음극(L_n)과 중간재(L_s), 양극(L_p)이 차지하는 공간 크기가 몇 대 몇 대 몇이 되어야 하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각각이 차지하는 크기 비율을 다르게 하면 배터리 성능 차이가 난다”라고 말했다./이미지 홍영준 교수 제공.] “리튬 이온 배터리는 양극, 중간재, 음극이라는 세 개로 되어 있다. 배터리 안에는 양극재들과 음극재들이 있고, 그 중간에 중간재가 들어 있다. 중간재는 내가 많이 다뤄봤던 ‘경계조건’ 문제들이고, 이걸 어떤 식으로 계산해야 되는지를 많이 해봤기에 문제를 받았을 때 재밌게 해볼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박사 과정 연구원(이명수 연구원)과, 지금은 졸업해서 미국에서 포닥하고 있는 제자(오재민 박사, 텍사스 A&M 대학교 연구원)와 해보고, 애를 많이 먹었다. 각각에 해당하는 여러 변수들이 있어, 굉장히 복잡한 16개의 편미분 방정식을 풀어야 했다. 비선형성도 셌다. 경계 조건도 복잡하고, 예민했다. 결국 충전과 방전에 관한 걸 정방향, 그리고 역방향으로도 우리가 예측할 수 있게 만들었다.” 일반적으로 편미분방정식의 수치해석 연구에서 정방향(forward) 문제들 해법은 많이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론적으로 실험적으로 역방향(inverse) 문제에 대한 해법은 많이 알려져 있지 않고 문제가 난해하기도 하다. 하지만, 역방향 문제에 대한 실용성이 크기 때문에 많은 연구자들이 연구를 많이 하고 있다. 하지만, 기계학습은 정방향과 역방향을 가리지 않기 때문에 기계학습을 통한 역방향 문제에 대한 연구가 시도되고 있다. 홍 교수는 “물론 기계학습으로 해도 어렵기는 하나, 역방향 문제의 어려움이 수치해석으로 할 때 만큼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역방향으로도 한 건 배터리 양극재와 음극재 공간이 전체 배터리에서 각각 차지하는 길이가 몇 대 몇이 되어야 하는지를 알아내야 했기 때문이다. 그래야 최적화된 충전과 방전을 하는 상태를 알아낼 수 있다. 홍 교수는 “양극재와 중간재, 음극재 각각이 차지하는 크기 비율을 다르게 하면 배터리 성능 차이가 난다”라고 말했다, 이걸 찾는 게 이번 논문의 역문제에서의 핵심이었다. 그러면 정방향에서의 문제는 무엇이었을까? 홍 교수는 “초기 조건에 대해 예를 들면 바로 5초 뒤에 충전과 방전 상태를 알 수 있느냐 하는 게 정방향 문제였다”라고 말했다. 전기자동차 운전자는 운전을 시작한 뒤에 리튬이온 배터리리가 얼마나 남았느냐고 중요하게 생각한다. 하지만, 개발자들은 다르다. 초기 조건 이후 5초, 10초 뒤를 아는 게 실제로는 중요하다고 본다. 그것만 알면 충분하다고 한다. 홍 교수는 “이번에는 PINN(물리정보신경망)이라는 물리 정보 신경 지식 기반의 인공 신경망을 사용했다”면서 “다음 단계 연구에서는 이걸 연산자 망, 즉 연산자 학습(operator learning) 방식으로 해보고 싶다”라고 말했다. 홍 교수는 인공신경망의 한 종류인 ‘연산자 망’(operator network)의 장점은 “현재 상태가 나오면 5초 뒤, 10초 뒤를 실시간으로, 마이크로 초 단위로 결과를 알아낼 수 있다”라며 “이렇게 하는 게 향후 방향이라고 나는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그림2. 리튬이온 배터리 단면을 2차원으로 그려놓은 그림. 위는 2차원이고 아래 그림은 유사2차원(P2D) 모델이 보는 단면을 가리킨다. P2D은 2차원 모델처럼 보이나, 실제로는 1차원(전극두께방향)과 입자의 내부 확산(반경방향)을 더해 복잡한 상황을 축약한 모델이다. Doyle, Fuller, Newman이 1993–1996년에 리튬이온 배터리 수학 모델로 제안했다./이미지 제공 홍영준 교수.] 편미분방정식 푸는 두 가지 큰 방향 지금까지 얘기를 들으면서 P2D 모델, PINN(물리정보신경망), 연산자 학습이라는 낯선 용어가 계속 나왔다. 마지막으로 이것들에 대해 물었다. 홍 교수는 “미분 방정식을 푼다고 했을 때 두 가지 큰 방향이 있다”면서 하나는 데이터 중심(data-driven)으로 푸는 방법이고, 이는 데이터를 많이 인공지능에 집어넣어서 데이터에서 어떤 패턴을 추출해서 푸는 방법이라고 했다. 공학자들이 데이터 중심 연구를 좋아한다. 홍 교수에 따르면 데이터 중심 방법으로 하면 잘못된 시뮬레이션 결과를 내놓을 수 있다. 예를 들면 잔에 든 물을 흔들고 그 물이 어떻게 모양이 변하는지를 예측하는 걸 데이터 중심 방법으로 한다고 하자. 이때 물이 공중에 떠있는 예측을 인공지능 모델이 만들어내기도 한다. 이건 잘못 된 거다. 물이 공중에 떠있을 수는 없다. 왜 이렇게 잘못된 예측을 하느냐면, 인공지능 알고리듬이 중력을 모르는 탓이다. 중력이라는 물리법칙을 가르쳐 주지 않은 탓이다. 데이터만 넣으면 정보가 없어서 그런 일이 일어난다. 물리정보신경망은 손실함수에 더해, 편미분방정식으로 된 물리 정보를 알려주는 거다. 홍 교수는 “너희들은 이 물리법칙을 따라야만 한다, 고 강제하는 모델이다”라고 설명했다. 물리정보신경망은 물리현상을 알고 있는 신경망이고, 어떤 미분방정식을 풀 때는 그렇게 하는 게 더 효과적이라는 게 나와 있다. 홍 교수에 따르면, 데이터 중심 모델과 물리정보를 집어넣은 모델이 장단점이 있다. 예컨대 물리 정보로만 하려고 하면 신경망이 결과를 안 내놓는 경우가 종종 있다. 물리정보신경망은 2017년을 전후해서 나왔다. 홍 교수 팀이 리튬이온배터리 시뮬레이션을 위해 쓴 P2D-PINN은 물리정보신경망 모델 중에서 유체역학에 사용하는 모델이다. 독자적인 ‘연산자 학습’ 모델 보유 홍영준 교수는 독자적인 인공신경망 모델을 갖고 있다. 샌디에이고에서부터 개발한 ‘스펙트럴 연산자 학습’이다. 최근에는 ‘Coefficient Learning Method’라고 이름을 바꿔 부른다. Coefficient는 ‘계수’라는 뜻의 영어다. Coefficient Learning Method은 ‘계수 학습법‘ 정도로 한국어로 표현할 수 있고, 기계 학습 모델을 통해 최적의 계수, 혹은 가중치를 찾는 일을 한다. 홍 교수는 “(엄밀히 말하면) 샌디에이고에서 만든 ‘스펙트럴 연산자 학습’이 ‘Coefficient Learning Method‘의 하위 분류에 들어간다고 생각하면 된다”라고 말했다. 홍 교수에 대한 질문이 끝난다. 홍 교수 이야기가 이해하기 쉽지 않았지만, 기계학습 연구의 최전선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알 수 있는 흥미로운 기회였다. 한 가지 질문을 하지 않은 게 있다. 홍 교수가 역도를 했는가이다. 그는 어깨가 역도 선수처럼 딱 벌어졌다. 참고 1. PINN은 인공 신경망의 학습 과정에 시스템을 지배하는 물리 법칙, 즉 미분 방정식을 통합하여, 데이터뿐만 아니라 물리적 원리까지 만족하는 해를 도출하는 심층학습 모델이다. 2. 연산자 망(Operator Network)은 인공 신경망의 한 종류다. 유한한 차원의 데이터 간의 매핑(mapping)을 학습하는 기존 신경망과 달리, 함수 공간(function spaces) 사이의 연산자를 직접 학습하도록 설계된 모델이다. 3. 스펙트럴 연산자 학습: 기존의 ’스펙트럼 방법‘과 심층 신경망을 결합해서 편미분방정식에 대한 해 연산자를 학습하는 게 ’스펙트럴 연산자 학습‘이다. 홍영준 교수가 개발, ’스펙트럴 연산자 학습‘이라고 이름 붙였다.
누리온 슈퍼컴퓨터로 발견한 자성과 강유전성을 동시에 갖는 얼터마그넷
요약 자성과 강유전성을 동시에 갖는 w-MnSe 얼터마그넷의 실온 다강체 가능성 규명: 부경대 홍지상 교수팀이 KISTI 슈퍼컴퓨터 누리온을 이용해 w-MnSe 얼터마그넷 물질의 특성을 이론적으로 규명. 계산 결과, w-MnSe는 교자성과 강유전성을 동시에 지닌 실온 다강체 후보로 나타났으며, 닐 온도(≈405 K)와 강유전체 퀴리온도(900 K↑)를 확보해 안정적인 물성 조건을 보였음. 또한 스위칭 에너지(≈0.37 eV) 도 메모리 소자 활용 가능성을 시사함. Advanced Functional Materials (2025)에 게재. 홍지상 부경대학교 교수(응집물질물리학)의 요즘 관심사는 ‘교자성’(altermagnetism, 交磁性) 물질이고, 좋은 논문을 냈다. 홍 교수는 지난 11월 25일 부경대학교 내 자신의 연구실에서 KISTI(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와 만나 냉장고 자석에서부터 연구 이야기를 풀어 나갔다. 자석을 분류하면 크게 두 가지다. 그중에서 냉장고에 붙이는 자석이 강자성체다. 다른 하나는 자석인데 거시적으로 보면 자석이 아닌 것 같다. 그걸 반강자성체(antiferromagnetism)라고 한다. 홍 교수는 “반강자성체는 내부를 보면 물질을 이루는 원자들이 자석 특징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밖에서 보면 아무 일 없는 것처럼 보인다”라고 말했다. 물질의 기본 단위 중 하나는 원자다. 원자는 ‘작은 자석’이라고 볼 수 있다. 작은 자석들의 특정 물리량이 한 방향을 가리키면 그 물질은 강자성체다. (*참고: 전자는 스핀이라는 양자역학적인 물리량을 갖는다. 스핀은 팽이가 빙글빙글 도는 자전(spin)하는 것에 비유한 표현이다. 스핀에는 두 가지 상태가 있다. ‘스핀 업(spin up)과 ’스핀 다운(spin down)’이다. 전자들이 스핀 업 혹은 스핀 다운으로, 즉 한 가지 방향으로 정렬하면 그 전자들이 속한 원자 단위의 자성, 즉 자기 모멘트도 정렬하고, 그게 강자성체다.) 반강자성체는 어떨까? 물질을 이루는 작은 자석들은 서로 다른 두 방향을 가리킨다. 제멋대로인 건 없고, 위 아니면 아래 인 식이다. 각각은 특정 방향을 가리키고, 바로 옆에 있는 다른 작은 자석은 반대 방향을 가리킨다. 그러니 이들이 가리키는 ‘방향 값’을 모두 더하면 0이 된다. 밖에서 보면 자석의 특징이 나타나지 않는다. 자성이 없는 물질은 어떨까? 홍 교수에 따르면, 자성이 없는 물질은 상자성체(Paramagnetism)다. 상자성체는 물질을 이루는 원자들, 즉 ‘작은 자석’들이 서로 엉뚱한 방향을 보고 있다. 제멋대로다. 반강자성체가, 강자성체와 함께 자석으로 분류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물질 전체로 보면 자성이 나타나지 않는데. 이에 대해 홍 교수는 “원자 하나 하나를 특정한 방향성을 갖고 있다. 자기 모멘트라는 값을 갖고 있다. 이와 달리 상자성체는 자기모멘트 값 자체가 없다”라고 말했다. 자기모멘트는 자기장의 크기와 방향을 나타내는 물리량이다. 교자성의 발견 홍지상 교수는 “3,4 년 전에 전통적인 반강자성체와는 성질이 다른 반강자성체가 있을 것 같다는 아이디어가 나왔다”라고 말했다. 독일과 체코의 이론을 하는 응집물질물리학자들(Libor Šmejkal 등)이 2019년에 제안했다. 이들은 2021년에는 altermagnetism(한국에서는 편의상 ‘교자성’이라고 부른다)이라는 용어도 만들었다. 그러자 실험 물리학자들이 2024년에 교자성체를 만들어 보였다. 서울대학교 김창영 교수-충남대학교 강창종 교수 그룹이 그걸 확인한 물리학자 중 하나다. 전통적인 반강자성체는 물질 속의 작은 자석들이 각각 가리키는 자기모멘트 방향이 바로 옆의 원자와 다르다. 그래서 작은 자석인 원자들이 가리키는 방향을 더 하면 0이 된다. 교자성 물질은 자기 모멘트의 합이 0이라는 특징은 반강자성체와 같다. 하지만 같은 자기모멘트를 갖는 원자들이 한 구역에 모여 있고, 다른 자기모멘트를 갖는 원자들이 다른 구역에 모여 있다는 점이 다르다. 홍 교수는 이와 관련 “+인 원자의 숫자와 -인 원자의 숫자가 똑같은 데 비유를 하자면 경상도 쪽에는 +50, 전라도는 -50이다. 어느 지역을 바라보면 + 혹은 - 숫자가 많다. 이쪽을 바라보면 +이고, 다른 쪽을 바라보면 -가 많은 거다”라고 말했다. 홍 교수는 이어 “기존의 반강자성체와는 완전히 다른 특징이다. 그러니 우리가 그동안 무시했던 어떤 현상이 관측될 수 있겠다고 생각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사람들은 원하는 특성을 가진 소자를 만들 때 난제에 부딪혀왔고, 이런 문제를 해결할 가능성이 있는 새로운 소자를 찾아왔다. 홍 교수는 “새로운 자성 물질, 즉 교자성 물질이 새로운 소자가 될 수 있겠다고 생각해서 사람들이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핫하다”라고 말했다. 홍 교수에 따르면 한국연구재단은 2024년 ‘교자성 물질’ 연구를 ‘한계도전과제’로 선정했다. 홍 교수는 “유럽쪽에서 교자성 물질에 대해 계속 드라이브를 걸고 있고, 또 이 물질에 뭔가 있을지 모르니 연구에서 뒤처지면 안 된다고 해서, 한계도전 과제를 만든 것 같다”라며 “국내 연구자들이 많은 건 아니나, 자성을 원래 하던 분들이 조끔씩 이쪽으로 옮겨 오고 있다”라고 말했다. 자성 물질 홍지상 교수는 자성 물질 연구자다. 자성 물질 분야 연구 흐름에 관해 이참에 그에게 물어보면 좋겠다 싶다. 이에 대해 홍 교수는 “나는 이론을 하는 사람이라 지적 호기심 측면에서 연구를 한다”면서 “자성 물질 연구가 향하는 지점은 최종적으로 메모리 소자다. 그 다음에는 희토류가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희토류는 영구 자석 소자로 중요하다. 반드시 들어가야 한다. 예를 들면 전기자동차 모터에 자석이 들어간다. 모터 안의 작은 자석을 회전시켜 전류를 만든다. 연구자들 관심 중 하나는 ‘희토류 없이도 성능이 잘 나오는 자석을 만들 수 있겠느냐‘이다. 홍 교수는 “이렇게 생각하면 된다. 비싼 자동차와 그렇지 않은 자동차를 어떻게 구분할 것인가 하면 자동차에 들어간 자석의 개수라고 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자석은 움직이는 것, 즉 구동하는 것에는 모두 들어가 있다. 자동차 창을 내리거나 올리려면 버튼을 누르는데, 여기에 자석이 들어가 있다. 좌석을 앞 뒤로 조정할 때도 버튼을 누르는데, 이 역시 자석이 있다. 홍 교수는 “움직이는 모든 곳에 자석이 있다”라고 말했다. 홍 교수는 “공학 분야에서 자성물질 연구자는 현재 희토류를 안 쓰고 자석을 만들 수 있을까에 대해 굉장히 회의적이다”라고 말했다. 메모리 소자와 영구 자석으로 쓰는 자성 물질의 물성은 같은 것인가? 홍 교수는 이와 관련 “쳐다보는 게 완전히 다르다. 별 개 영역이다”라며 다음과 같이 설명을 이어갔다. “양자역학적인 물리량인 스핀에 스핀 업과 스핀 다운이 있다. 스핀이 한 상태에서 다른 상태로 돌아가는 걸 스위칭이라고 한다. 스핀이 바꾸는데 걸리는 시간이 있고, 즉 스핀 타임이다, 그리고 스핀을 바꾸는데 에너지를 얼마나 덜 쓸 것인가 하는 측면이 있다. 그러니 스위칭 시간과 에너지다. 많은 에너지를 쓴다는 건 돈을 많이 쓴다는 거다. 전력 소모가 작은, 즉 가능하면 저전력으로 스위칭하면 좋겠다는 데 관심이 있는 건 메모리 쪽 이슈다. 영구 자석 쪽은 자화값, 임계온도, 자기이방성(Magnetic Anisotropy, 자성 재료의 자기적 특성이 측정하는 방향에 따라 달라지는 현상), 그리고 보자력(Coercivity, 자석의 자기 저항성을 가리킨다)이다. 이 모든 것들을 다 만족시키기 위해 희토류가 필요하다. 전기자동차만 해도 사용하면 모터 온도가 200 도 이상으로 올라 갈 수 있다. 현재, 희토류원소가 들어가지 않으면 그게 잘 안 된다.“ 홍 교수가 연구하는 건 실용으로 연결하기 위한 건 아니다. 그는 “내가 영구자석 혹은 메모리를 직접 연구하는 건 아니고, 내가 연구한 물질의 특성이 혹시 메모리나 영구자석 하는 분들에게 어떤 유용한 정보가 된다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 교수는 “나는 영구 자석 관련 연구를 했고, 4, 5년 전에는 ‘열전’(thermoelectric)을 했다”라고 말했다. 열전은 열에너지를 직접 전기 에너지로 변환하거나, 전기에너지를 이용해 열에너지를 발생시키는 현상이다. 그가 ‘교자성’을 연구한 건 지난해부터다. 홍 교수는 “교자성은, 내가 보기에는 굉장히 흥미로운, 지금까지 했던 모든 물질 중에서 가장 흥미롭다”라고 말했다. 홍 교수의 교자성 연구 도메인 이슈(domain issue)라는 게 교자성체에 있다고 홍지상 교수가 말했다. 교강자성체에서 ‘도메인‘은 물질 내에서 원자들의 자기 모멘트가 한 방향으로 정렬되어 있는 국소 영역을 말하고, 도메인 이슈(domain issue)는 도메인을 갖는 물질 특성으로 생기는 물리 현상과 공학적 문제를 일컫는다. 교자성체는 같은 방향을 가리키는 ’작은 자석‘들이 특정 지역에 몰려 있는 특징을 갖고 있다고 했다. 홍 교수는 “교강자성체 도메인 이슈를 어떻게 해결할 것이냐가 이 분야의 이슈인데, 교자성체는 기본적으로 자성 물질인 만큼, 많은 연구자는 교자성체의 자성 특성을 지금 연구하고 있다”면서 “나는 교자성체를 보고 오히려 연구해야 하는 게 다른 게 있다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홍 교수가 이번 연구에서 사용한 물질은 MnSe(망가니즈 셀레나이드)이다. 망간셀레늄 물질의 결정 구조의 대칭성을 보고, 이걸 강유전 메모리 소자로 쓸 수 있지 않을까, 기존의 메모리 소자보다 떠 뛰어나지 않을까라는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홍 교수는 “어떻게 보면 전혀 생각하지 않았던 곳에서 살 길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한 게 전체 연구의 키 포인트다”라며 “다른 사람들이 거의 생각하지 않았던 새로운 연구 방향이었다”라고 말했다. 그 결과, 홍지상 교수는 2025년 5월 22일 학술지 ‘Advanced Functional Materials’에 ‘w-MnSe 교자석의 높은 실온 다강체 속성’(High Performance Room Temperature Multiferroic Properties of w-MnSe Altermagnet)이라는 제목의 논문을 출판할 수 있었다. 논문 제1저자는 알제리에서 온 박사후연구원 자말 베제르가(Djamel Bezzerga) 박사다. (*논문 제목 속의 ‘다강체’(Multiferroic materials)란, 강자성과 강유전성을 동시에 갖는 물질을 통상적으로 가리킨다고 홍지상 교수는 설명했다. 또 w-MnSe는 MnSe중에서 wurtzite(부르츠광석형) 결정구조를 말한다.) 강유전성이 뭐지? 강유전성이라는 단어를 들어봤는데, 뭔지는 잘 모른다. 홍지상 교수는 “강유전성은 강자성과 개념적으로 비슷하다. 강자성체는 스핀 업과 스핀 다운이라는 두 가지가 있으나, 강유전체에는 +와 –라는 극이 두 개 있다”라며 설명을 이어갔다. “원자를 보면 가운데에 원자핵이 있고 이건 플러스 전하를 띤다. 원자핵 주변에는 전자들이 있고 전자는 마이너스 전하를 갖고 있다. 원자 전체를 보면 플러스 전하의 중심은 원자핵이고, 마이너스 전하를 띤 전자들의 중심 위치도 원자핵이다. +전하와 –전하의 중심 위치가 일치한다. 그런데 어떤 이유에 의해서건 두 개의 중심 간격이 좀 벌어질 수 있다. 약간 위치 이동을 한다. 전기적인 분극이 생긴 거다. 어떠한 임계온도 이하에서 물질에서 스스로 이런 현상이 일어나고, 그 전기적인 분극의 방향을 바꿀 수 있는 물체를 강유전체라고 생각하면 된다.” 홍 교수에 따르면, ‘전기 쌍극자 모멘트‘라는 물리량이 있다. 크기가 같고 부호가 다른 두 전하(+q, -q)가 일정 거리(d) 떨어져 있을 때, 그 계(system)의 전기적 극성 크기를 나타내는 벡터량이다. 결정체와 같은 계에서 왜 쌍극자가 생기는 것일까? 홍 교수는 이에 대해 “계가 갖는 에너지가 있는데, 에너지를 낮추려는 성질이 있다. 에너지가 낮으면 그 계는 더 안정적이다. 에너지를 낮추려다가 두 개의 극이 분화하는 분극 현상이 나타난다”라고 설명했다. 홍 교수는 대표적인 강유전체에는 BiFeO₃가 있다고 했다. 강유전성과 강자성을 동시에 갖는다. 강유전체는 매우 매우 오래된 연구 주제다. 강유전체는 어떤 특성을 갖고 있을까? 강자성체는 자석의 힘으로 잘 달라붙는 성질을 갖고 있는데. 홍 교수는 “강유전체도 전기 분극이라는 어떤 질서가 있는 거다. 특정 방향으로 전기장이 걸리는 것처럼, 특정한 벡터 p라고 하는 게 한 방향을 가리킨다”라고 말했다. 예를 들면 한 방향을 +1이라고 하고, 다른 방향을 0이라고 하자. 그러면 1과 0을 표현할 수 있다. 1과 0을 표현할 수 있는 소자라면 메모리 소자가 된다. 강자성체의 그런 특성을 이용해서 메모리 소자를 만든 게 M램(자기저항 메모리)이고, 강유전체의 그런 특성을 살려 메모리 소자를 만든 게 F램(강유전체 메모리)이다. 홍 교수는 “삼성이 F램을 한참 전에 만들었다”라고 말했다. 인터뷰를 마치고 자료를 찾아보니, F램은 기술적 한계가 있어 일부 틈새 시장에서 사용하고 주력 제품 라인업은 아니라고 한다. 현재 삼성전자는 M램, P램과 같은 차세대 메모리 기술에 주력하고 있단다. 홍 교수는 “그런데, 하나의 샘플을 만들었는데, 이게 여러 가지 성능을 동시에 보이면 좋지 않겠는가, 만드는 사람 입장에서 소자 하나로 이것도, 저것도 할 수 있으니까”라며 “강유전체는 물질의 전기적 특징이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이런 저런 특징, 다시 말하면 자기적 특징과 전기적 특징을 동시에 보이는 물질이 있고, 그걸 다강체라고 한다. 홍 교수는 “다강체도 오래된 주제인데, 여러 문제들로 인해 소자로 쓰지 못했다.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다”라며 “실온에서 강유전체 성질과 강자성체 성질이 모두 강하게 나타나고 소자로 쓰기 좋은 재료는 아직 거의 없다”라고 말했다. 교자성체의 장점은 무엇일까? 홍 교수는 “이 물질이 오래된 다강체 소자가 되기 위해 문제를 해결한다기 보다는, altermagnet(교자성체)이라는 물질이 어떤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측면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홍 교수의 이번 연구는 세계 최초인가? 홍 교수는 “내가 모든 레퍼런스를 찾아볼 수는 없지만, 내가 알고 있는 한에서는 wurtize 구조를 가지는 MnSe 교자성체의 강유전성을 이렇게 들여다본 건 처음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홍 교수는 이어 “강유전체 문제를 교자성체가 해결할 수 있을 걸로 기대한다”라고 덧붙였다. MnSe라는 물질 연구를 하면서 망가니즈 화합물들을 여러 개 조사했다. 홍지상 교수는 MnO라는 물질을 먼저 들여다 봤다. Mn(망가니즈)은 자성 물질이다. 대표적인 자성물질은 철, 니켈, 망가니즈, 코발트 등이다. Se, 즉 셀레늄은 실리콘 등과 함께 대표적인 반도체 물질이다. 어려 물질을 결합해 산업현장에서 반도체를 만드는 이유는 원하는 최적의 성질을 얻어내기 위해서다. 홍 교수는 “다른 물질이 들어가면 전자 개수가 달라진다. 전자 개수가 달라지면 물성이 달라질 가능성이 높다. 물성은 물질 내 전자가 결정한다”라며 “그래서 전자 구조를 바꿔보면서 전자 구조 계산을 하면서 연구를 시작하게 된다”라고 말했다. 홍 교수팀이 전자 구조 계산을 해서 확인한 물질의 특성은, 물질 안에 있는 전자들의 띠 구조(반도체인지 금속인지를 확인하고, 밴드갭은 얼마인지를 측정), 스핀 분리(Spin splitting, 교자성체 여부를 결정하는 물리량), 자기적 교환 에너지(어떤 자성 배열이 바닥 상태인지를 확인) 등이다. 닐 온도 측정하기 홍지상 교수팀은 먼저 교자성이 가져야 할 자성 특성이 나타나느냐를 먼저 확인했다. 자성체나 반강자성체는 특정 온도를 넘어가면 자성을 잃을 수 있다. 물질의 성질이 바뀌는 임계 온도가 있는 거다. 자성체의 임계온도는 퀴리온도(Curie temperature)라고 하고, 반강자성체의 임계온도는 닐(Neel) 온도라고 한다. 물질마다 다른데, w-MnSe의 닐 온도는 홍 교수 팀이 이론으로 계산한 결과, 절대온도 405 K 정도 나왔다. 그 다음에는 강유전성을 확인했다. 강유전 값이 얼마가 되느냐를 계산했다. 강유전성에서 중요한 이슈 중 하나가 스위칭이다. 메모리 소자는 1과 0을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1’ 상태에서 ‘0’상태로 바꾸는 게 ‘스위칭’인데, 스위칭에 들어가는 시간과 에너지가 어떻게 되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소자로 사용할 수 있는 물질의 경우 스위칭에 들어가는 에너지 크기가 0.3~0.5eV/f.u.(eV는 전자 볼트이고, f.u.는 Formula Unit)다. 홍 교수는 “에너지가 많이 들어가면 소자로 쓸 때 가성비가 떨어진다. 저전력을 사용하는 물질이어야 한다. MnSe는 0.37eV로 나왔다”라며 “이번에 발표한 결과보다 더 뛰어난 성능을 보일 수 있는 물질을 찾고 있고, 추가 연구에서 어느 정도 가능성을 찾았다. 논문으로 작성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DFT계산과 시뮬레이션 연구의 차이 스위칭에 걸리는 시간은 얼마인가? 홍 교수는 “우리는 시간은 계산 못한다. 그건 우리들 계산 영역 밖이다”라고 말했다. 이게 무슨 말일까? 홍 교수는 계산을 하는 이론 응집물질물리학자라고 알고 있는데. 이에 대해 그는 “나는 밀도범함수(DFT) 계산을 하는 사람이고, DFT로는 ‘다이나믹스’(dynamics)를 볼 수 없다. DFT의 철학은 다이나믹스를 보는 게 아니다. 다이나믹스를 보려면 다른 방법론을 써야 한다. 시뮬레이션을 하든가 해야 한다. 그러니 우리는 1과 0으로 바뀌는 데 걸리는 스위칭 시간을 볼 수 없다”라고 말했다. 홍 교수는 DFT를 하는 연구자이고, 시뮬레이션을 하지는 않는다는 걸 이제야 알게 되었다. 홍 교수는 “DFT와 시뮬레이션은 철학적으로 완전히 다르다”라며 설명을 이어갔다. “시뮬레이션은 패러미터(매개변수)라는 용어를 쓴다. 패러미터를 바꿔가면서 값이 이럴 때 결과가 어떻게 될까를 보는 거다. 유명한 말이 있다. ‘패러미터 3개만 주면 나는 원하는 모든 데이터를 만들 수 있다. 코끼리도 만들 수 있다’. 패러미터를 변화시켜 가면서 보는데, 어떤 면에서는 매우 강력한 툴이다. 어떤 현상이 일어날까를 이해하는데 A 패러미터는 어떤 역할을 하지? B 패러미터는 어떤 역할을 하지? 이런 큰 틀에서 경향성을 보는데, 유용한 접근 방식이다. DFT는 다르다. DFT의 기본 철학은 정확한 값을 알고 싶다는 거다. 정확하게 미분방정식을 다 푼다. 구체적인 수치를 얻어낸다. 시뮬레이션의 원래 목적은 구체적인 수치를 보는 것 보다 어떠한 패러미터가 미치는 영향 또는 경향성을 이해하는 것이고, 수치의 정확성은 담보되지 않는다. DFT의 한계는 구체적인 수치를 원하는 거라, 다이나믹스까지 볼 수는 없다는 거다. 다이나믹스를 보려면 DFT를 기반 해서 다른 걸로 넘어가야 한다.” 강유전성에도 임계온도가 있다. 그걸 통상적으로 퀴리 온다라고 한다. 퀴리온도는 강유전성이 사라지는 임계온도다. 그걸 계산하면 큰 틀에서 계산은 다 끝난다. 홍 교수팀이 조사한 MnSe의 강유전체 퀴리온도는 900 K 이상인 걸로 나왔다. 홍 교수는 계산을 하는 이론 물리학자다. 그가 들여다본 w-MnSe를 실험가가 만들어 특성이 이론계산대로 나오는지를 확인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그럴 경우 연구의 가치는 올라간다. 그는 실험가에게 만들어볼 걸 요청했으나, 현재까지는 잘 만들어지지 않는다는 얘기를 들었다. KISTI 슈퍼컴퓨팅 자원 이용 홍지상 교수 팀은 KISTI의 슈퍼컴퓨터 계산자원을 어떻게 이용하는 것일까? 홍 교수는 이에 대해 “KISTI 슈퍼컴퓨터가 없으면 안 된다. 우리한테는 없어서는 절대 안 된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 같은 사람은 KISTI 슈퍼컴퓨터가 없으면 진짜 연구하기 힘들다”라며 “우리는 손으로 계산하는 게 아니라, 컴퓨터를 갖고 한다. 없으면 아예 계산이 불가능하다. 슈퍼 컴퓨터 자원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홍 교수 개인 연구실은 B15동 2층에 있다. 연구실 입구에는 ‘나노자성체이론연구실’이라는 안내판이 붙어 있다. 연구실 바로 오른쪽 방에 홍 교수 실험실의 서버가 있다. 홍 교수는 “연구비를 받으면 만일에 대비해 서버를 한 대 두 대씩 사 모았다. 연구비가 끊기는 상황이 발생할지 모르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초기에는 인텔CPU를 샀고, 요즘은 AMD서버를 샀다. 열 몇 대 갖고 있다. 홍지상 교수는 연세대 물리학과에서 1992년 석사를 마치고, 군 복무한 후에 1995년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교 어바인 캠퍼스로 박사공부를 위해 갔다. 유학을 마치고 2004년 부경대학교 교수가 되었다. 교수 부임 처음에는 계산 자원을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지가 난감했다. 그러다가 KISTI가 슈퍼컴퓨팅 자원을 좋은 연구를 하는 과학자에게 제공한다는 얘기를 들었다. 이후 KISTI가 매년 3회씩 진행하는 경쟁 프로그램에 지원 하고 있다. 홍 교수는 “KISTI는 우리 같은 사람에게는 구세주다”라고 말했다. 이번 논문을 쓴 연구자는 알제리에서 온 박사후연구원 자말 박사이다. 연구에 걸린 기간은 1년 반쯤이다. 홍 교수는 토요일 오후 2시에 랩 미팅을 한다고 했다. 미팅 시간은 보통 2시간. 토요일 오전도 아니고, 오후에 랩 미팅을 한다는 얘기를 듣고 깜짝 놀랐다. 요즘 젊은 학생들이 싫어할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홍 교수는 “공부시키려면 학생들을 강하게 푸시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림 1. (a) w-MnSe 의 대칭성이 높은 운동량 공간에서 전자구조. 이방향에서는 얼터마그넷의 특성이 보이지 않는다. (b) 얼터마그넷 특성이 보이는 운동량 공간에서 전자구조. 서로 다른 색깔은 서로 다른 전자의 스핀을 의미한다.] [그림 2. (a) w-MnSe 의 자성임계온도 (b) 전기적 분극의 값과 전기적 분극의 방향을 바꾸는데 필요한 스위칭 에너지 (c) z-방향 자발분극(Ps)의 변화와 w-MnSe에서 Mn 이온의 강유전체적 변위에 대한 계산된 에너지 장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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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내] 2026년 GPU 기반 최적병렬화 공모
2026-03-05
국가 슈퍼컴퓨터 6호기 서비스 네트워크 작업 안내 (3/12(목), 10:00~12:00)
2026-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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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D 혁신지원 소식지 제6호 (2025년 하반기) 발간
2026-01-05
KISTI AI-POWERED PHYSICS BOOTCAMP 안내
2025-12-24
[안내] 2026년도 1차 RnD 혁신지원 프로그램 선정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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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KSC] MyKSC 장애발생에 따른 긴급정비 안내(4/8 17:30 ~ 4/8 18:30 복구 완료)
2026-04-08
[Nurion] 4월 PM 안내
2026-04-01
[Nurion/Neuron] 2026년 3월 PM 안내
2026-03-10
[MyKSC] MyKSC 장애발생에 따른 긴급정비 안내(~2/12 15:00 복구 완료)
2026-02-12
[MyKSC] MyKSC에서 amd_a100nv_8의 GPU 사용 권한 안내 (~4월 30일)
2026-02-11
[MyKSC] 사용자 이미지 실행 시 Docker Hub 이미지 URI 표준 표기 안내
2026-02-03
[MyKSC] MyKSC 장애발생에 따른 긴급정비 안내(4/8 17:30 ~ 4/8 18:30 복구 완료)
2026-04-08
[MyKSC] MyKSC 장애발생에 따른 긴급정비 안내(~2/12 15:00 복구 완료)
2026-02-12
[긴급] 누리온 스케줄러 장애로 인한 전체 사용자 작업 재시작
2025-01-07
OTP 접속 오류 안내
2024-12-12
[복구 완료] MyKSC 재배포 완료 및 서비스 재개
2024-10-29
[긴급] MyKSC 서비스 재배포
2024-10-28
홍보영상 | 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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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온
개요
계산 노드, CPU-only 노드, Omni-Path 인터커넥트 네트워크, Burst Buffer고속 스토리지, Lustre기반의 병렬파일시스템, RDHx (Rear Door Heat Exchanger) 기반의 수냉식 냉각장치로 구성된 시스템
서비스
'18년부터 서비스 개시
계산용량
8,305개의 인텔 제온파이 프로세서(코드명 "Knight Landing") 계산 노드와 132개의 CPU-only노드(인텔 제온 프로세서 Skylake)로 구성. 이론성능은 25.7PF
상세설명
자원신청
기술지원
뉴론
개요
누리온 시스템이 Knight Landing 기반으로 결정됨으로 GPU 기반의 시스템 운영을 통한 사용자의 다양한 수요 대응
서비스
’19 부터 서비스 개시, 5호기와 파일시스템 공유, 차세대 신기술(FPGA, AMD EPYC, Optane 등) 지속적으로 채택/확장
계산용량
서버 노드 65개, GPU 260개, 이론 성능 3.53PF
상세설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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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연구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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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ructural and dynamical crossovers in dense electrolytes
학술지 :
Physical Review E
부산대학교
2026 년
Oxygen-Driven Structural Reorganization by Trace Water Enabling Fast Li-Ion Transport in a Pliable Solid Electrolyte
학술지 :
Advanced Energy Materials
서울대학교
2026 년
Integrated multiscale structural engineering of Fe-N-C electrocatalysts and device components for high-performance PEMFCs
학술지 :
Journal of Materials Chemistry A
고려대학교(안암)
2026 년
Electric-Field-Driven Bilayer Interphase from Oxygenated Nanodiamond-Carbon Nanoparticles for Dendrite-Free Lithium Metal Batteries
학술지 :
Advanced Energy Materials
한양대학교(에리카)
2026 년
슈퍼컴퓨터 사용현황
점검 상태 :
누리온(Nurion)
뉴론(Neur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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